적응 장애 – 안 배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고등학생들을 위하여
                                글 이재성 익산참여연대 회원, 한의원장 

누구에게나 새로운 환경은 낯설다. 근데 환경 적응하다 고통까지 가는 사람이 있다. 우울하기도 하고, 불안할 수도 있다. 심하면 물건을 훔치기도 한다.

47세 남자 ‘JS’ 님이 있다. 이재성 씨다. 가명처럼 보이려고 영어로 썼다. 남원 사매면서 중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는 전주 유학. 고등학교 가서 많이 놀랐다. 여수서 서울 가는 유명한 국도에서 당당히 살았는데 촌놈이라 했다. 농협 상무 아들이나 입는 메이커 옷을 절반이 입고 있었다. 가장 놀란 것은 선행 학습이었다. 전주 애들은 교과서 아닌 책을 가지고 다녔다. 3월 시험, 영어 38, 수학 36. 멘붕.

매일 눈물이 흘렀다. 말이 줄었다. 처음 입학 때는 웃기기도 했었다. 그 성적 나오고 나니 내가 우습게 보여 웃는 거 같았다. 웃길 상황도 피했다. 한 학기 내내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키 작고 뚱뚱했다. 담임선생님이 남원 뚱뚱이 두 명 중 한 명이라고 불렀다.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적응장애라고 한다. 적응하고 싶은 데 못 이기고 좌초한 거다. 환경 바뀌고 3개월 안에 온다. 심하면 물건을 훔친다. 품행장애라는 증상이다. 중간 정도 심할 때는 주인 몰래 훔친다. 아주 심하면 주인 볼 때 가져간다. 짜증이 많아진다. 당연 친구들과 다툼도 잦다. 80% 이상은 6개월 안에 적응한다. 성적 안 올라도 나름 받아들인다. 흐르던 눈물 멈추고 원래 캐릭터로 돌아간다.

한의학에서는 정신적 충격이 왔을 때 간이 푼다고 한다. 간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서 적응장애가 온 거라 한다. 간이 약하거나 충격이 너무 크면 적응 기전이 무너진다. 기분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증상 따라 단방약이 있다. 눈물 흐르고 우울하면 감초 두 달 달여 마시기. 두 달 이상 먹으려면 한의원 와서 간 상담 받고 가면 된다. 가슴 뛰고 불안하면 숙지황 달여 마시기. 물건 훔치는 건 멘탈이 붕괴되어 그런 거라고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낫는 죄’임을 알려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가슴에 뭉친 응어리 푸는 약으로 향부자가 있다. 젖꼭지 가운데를 전중이라고 하는데 손으로 꾹꾹 누르는 방법도 좋다.

‘JS’군은 2학기 들어서 성격 밝아졌다. 여름 방학 때 사촌형 따라 학원 다녔다. 돈 없으면 도둑 강의 듣는 방법이 있었다. 메이커 옷도 별 거 아님을 배웠다. 고등학교 처음 성적은 그럴 수 있다는 위로도 힘이 되었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이 ‘JS’군처럼 회복한 경우는 드물다. 정신 성장이 다 안 되어 불안이 크다. ‘부모님은 나를 볼 때 얼마나 실망하실까’ 등등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JS’군이 40살 되어 머리가 빠졌다. 가발? 심어? 고민하며 사람을 피해 다녔다. 그러다 외부 도색보다 엔진 신경 쓰기로 했다. 남들이 머리 빠졌다 하면 개그도 한다. 투블럭 주문했는디, 소갈머리가 없어 파이브 블록이 왔다고.. 어른들은 대부분 회복 잘된다. 교회 성도님끼리 충돌나면 대충 피하고 산다. 그렇게도 살아지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수학이 어마어마하게 어렵다. 학교에서 교과서 성실히 배우면 중간 등급 나온다. 적응장애의 자연 치유는 스트레스가 다시 안 올 때 가능하다.  지금 고등학교 수학은 모의고사 때마다 스트레스 대박이다. 2학년 올라가면 누구나 어려워한다는 기하벡터까지 나와 사람을 쥐구멍으로 몬다.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회복이 안 되는 수가 있다. 적응장애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울증, 불안 장애로 고착된다. 제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어려운 수학이 필요하다면 가르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아니면 수포자들에게 사촌형을 한 명씩 선물해주든가.. 안 배운 문제 앞에 땀 흘린 충격은 적응장애의 직접 원인이다.

명절증후군은 적응장애일까요? 명절증후군은 남편 술 드실 때 부엌데기 해야 하는 아내에게 온다. 명절 다가오면 머리부터 아파진다. 부당해도 말 못하고 참아야 하는 한국 문화가 만든 화병이다. 적응장애는 이렇게 부당한 데 쓰는 개념이 아니다. - 끝 -

Posted by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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