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지향적 전북 자존을 지향한다.
시대착오적인 관변운동도민 편가르기를 부추기는 토론회,
전북연구원과 전라북도를 규탄한다


 지난 28일 전북연구원이 주최한 ‘전북 자존의 의미와 과제’ 토론회는 송하진 도지사가 연초부터 제창한 ‘전북 몫 찾기’의 연장선에 있다. 지역의 내재적 발전보다는 토건 위주의 성장 전략을 짜는 데만 골몰해온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전북연구원이지만, 냉철한 분석과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에 시민단체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는 전라북도의 ‘자존의 의미’를 찾겠다며 ‘차별과 소외’ 라는 감정에 기대어 ‘도민 의식개혁 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어서, 오히려 전북도민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오죽하면 도의회가 직접 나서고 언론에서조차 비판의 날을 세우겠는가?

 우리는 장명수 전 총장이 가벼운 말로 품격을 지키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 장 전 총장이 지역의 원로 지식인으로서 지역발전에 대한 혜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오히려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가 진정 우려하는 것은 이번 토론회가 개발 독재 시절의 망령이 짙은 ‘관제 토론회’ 의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보기 드물게 직접 토론회 좌장을 맡은 강현직 전북연구원장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통해 “전북 자존의 시대를 통해 왜곡된 전북역사를 바로잡고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출발점에 서 있다”며 “도민 무도가(모두가) 함께하는 자강운동으로 승화(시)켜 미래를 스스로 완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놓고 관변운동을 시작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토론회 내용에서도 지역의 경제 상황을 담은 분석 자료나 경제 지표, 다양한 여론을 파악하여 시민이 지향하는 사회적 변화를 꾀하는 사회 지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근거도 불분명한 역사적 사건을 앞세워 단면만 부각시켜 지역을 이분화하고 있다.

 전라북도가 판을 짜고, 지역 원로라 불리는 전 현직 대학 총장이 노래를 부르고, 전라북도 씽크탱크를 자임하는 전북연구원이 춤을 춘 이번 토론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도민을 동원하고 여론을 왜곡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

 결정적인 순간,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은 것은 새천년새전북인운동, 강한전북일등도민운동과 같은 관변운동들이었다. 주민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외부세력의 준동이라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방사성물질은 안전하다고, 심지어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세력이 누구였던가? 새만금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어민들을 조롱하며 손가락질하고, 지속가능한 새만금 대안 개발을 주장하던 교수의 집 앞으로 몰려가 데모를 벌이기도 했다.

 ‘애향심’, ‘차별’을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이득을 얻는 세력이 있다. 이번 토론회의 본질은 의식개혁 운동을 앞세워 여론을 왜곡하고 시민사회와 도민의 편을 가르는 정치 공학적인 수사로 다시 감시와 견제 없이 그들만의 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민사회단체를 여전히 개발을 저해하는 반대 세력으로 몰아가겠다는 의도가 담긴 토론회를 주최한 전북연구원, 장명수 전 총장, 전라북도에 공식 사과와 해명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장명수 전 총장은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가벼운 말로 넘어가려하지 말고, 지식인답게 자신이 주장한 글의 출처와 인용을 밝혀야 한다. 특히 부안 방폐장과 새만금 반대 세력을 언급한 부분은 해당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경주에는 방폐장과 양성자가속기, 한수원 본사가 들어왔음에도 세수 증대 – 부안군도 세수는 늘었음 - 이외의 어떤 경제 지표와 사회 지표가 나아졌는지에 대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 경주시의 인구는 방폐장을 유치한 2005년 275,087명에서 2017년 9월 현재 16,860명이 줄었다. 납득할만한 근거와 해명이 없다면 끝까지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둘째, 전북연구원장은 지역시민사회의 가치와 역할을 왜곡하고 폄하한 발표로 물의를 일으킨 토론회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 우리는 강 원장 취임 이후 지역사회와 협업이 크게 줄고, 연구원의 자율성이 떨어지고 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 강 원장이 오직 임명권자 한사람을 위한 해바라기 연구원의 수장이 아니라 진정 전라북도의 씽크 탱크의 수장이라면 ‘도민 자강운동’을 전북의 과제로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 공식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

 셋째, 전라북도 지사는 ‘전북 자존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송하진 지사는 ’전북 몫 찾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최근에는 ‘전북 자존 시대’를 강조하는 행보를 해왔다. 이번 토론회도 그 연장선상에 있고, 도민 자강운동, 이른 바 관주도 의식개혁 운동을 하겠다는 과제 설정에 동의하고 추진 논리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낙후 전북의 책임이 지역사회의 합의나 검토 없이 무리하게 행정을 추진한 도나 지자체에 있는 것은 아닌지, 당치도 않는 장명수 총장의 발언에 동의하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2017년 10월 12일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사)전북희망나눔재단,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전주지부, 시민행동21, 익산참여연대,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YWCA협의회,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Posted by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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