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보다 먼저 시작되는 농사

 

이석근(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농사일을 잘 모르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매년 똑같이 반복되는 농사일 같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해 차이가 나는 게 농사일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해마다 날씨나 기온 차에 따라 착근(뿌리내림)의 차이가 나고 병충해 발생도 차이가 나는 것은 새롭게 다가오는 농사일의 조그만 매력이기도 합니다.

 

3월 초에 수박을 심어 요즘은 하우스 일로 하루를 보냅니다. 보통은 8시경 일을 시작합니다. 아직은 기온이 오르지 않아 하우스로 바로 가지 않고 기온이 좀 오를 때 까지 다른 일을 먼저 하는데 고추 하우스나 수박 하우스 바깥 고랑을 손봅니다. 어제는 트랙터 바가지로 동네 아저씨 거름 나르는 일을 하다가 11시쯤 수박 하우스로 갔습니다. 터널 비닐과 고깔 비닐을 대나무로 죽죽 걷어가면서 열어 줍니다. 고랑이 아직 질어서 발이 푹푹 빠지고 물이 튀어 빨리빨리 하지 못하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비닐을 걷어 줍니다. 세 군데 하우스를 모두 열고나면 12시가 됩니다. 점심을 후다닥 먹고 기온이 더 오르면 이제는 하우스 개폐기를 바람 부는 반대 방향으로 조금씩 열어 줍니다.

 

조금 시간이 나면 수박에 영양제를 줍니다. 500리터 물통에 뿌리 발근제랑 영양제를 타서 호스로 수박 하나하나에 찍어 줍니다. 그러다가 3시가 넘으면 다시 개폐기를 닫고 고깔비닐과 터널 비닐을 다시 덮어 줍니다. 열 때는 그다지 힘들지 않은데 덮을 때는 시간도 더 걸리고 허리도 꽤 아픕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5시쯤 됩니다. 2월 같으면 집에 갈 시간인데 지금은 해가 아직 남아 있어서 좀 더 다른 일을 합니다.

 

고추 심을 하우스 비닐을 새로 치려고 낡은 비닐을 다 걷어 냈습니다. 철제 파이프 옆으로 쳐있는 패드 지지대가 거의 다 녹이 슬어 모두 교체를 했습니다. 개폐기 지지대도 갈아야 될 것 같은데...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옆에서 하우스 일을 하던 형님이 야 그거 몇 푼이나 든다고 망설이냐? 아낄 걸 아껴야지. 비닐 새로 치고 끊어지면 비닐 찢어지니까 새것으로 걸어!”라고 핀잔을 줍니다. 개폐기 지지대도 갈고, 패드 옆 모기장도 치고...

 

5시가 넘으니 해가 금세 넘어 갑니다. 핸드폰에서 큰애가 아빠 빨리 들어오라고 합니다. 시계를 보니 630분이 넘었습니다. 오늘도 하루도 이렇게 지나갑니다.

Posted by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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