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앙일보]

[톡톡! 글로컬] ‘의원 쌈짓돈’ 공개하자 왕따 당한 시의원

입력 2016.12.23 01:14 수정 2016.12.23 01:22

 

전북 익산시의회가 의원들의 소규모 민원사업비인 재량사업비 공개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임형택 익산시의원이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해 재량사업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면서 “의원들이 호주머니 돈 쓰듯이 사용하는 재량사업비를 공개해 불신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다. 동료 의원들은 “혼자만 깨끗한 척 하느냐”며 임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 재량사업비는 광역·기초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하면서 ‘재량껏’ 쓸 수 있는 예산이다. 익산시에선 ‘주민숙원사업비’로 불린다. 이름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실질적으론 의원 1인마다 일정 금액을 배정해 의원 임의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민 숙원을 예산에 반영하는 순기능과 의원들의 생색내기용이란 비난이 공존한다.

올해 익산시의회의 총 재량사업비는 37억5000만원이다. 25명인 의원 한 명당 1억5000만원 꼴이다. 이중 재량사업비를 공개하는 의원은 임 의원이 유일하다. 초선인 임 의원은 당선 첫해인 2014년부터 해마다 재량사업비 사용 내역을 공개해 왔다. 삼성동 농로 포장 1000만원, 부송동 경로당 진열장·책상 150만원 등으로 나열하는 식이다. 임 의원은 본인 휴대전화 번호도 함께 공개하며 주민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재량사업비 사용 내역을 공개해야 검증도 받고, 주민 의견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내역을 공개하면 의원과 친분이 있거나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유지들에게 예산이 쏠리는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산참여연대도 “공개하지 않는 재량사업비는 부패의 온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익산시의회는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재량사업비는 시민 누구나 공개된 예산서를 통해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사용내역 공개를 거부했다. 소병홍 익산시의장은 “시의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편성·집행되는 만큼 재량사업비는 비리가 생길 여지가 없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전주지검은 22일 자신의 재량 사업을 통해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전북도의회 강영수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북도로부터 도의원들의 재량사업비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38명의 의원이 활동 중인 전북도의회의 올해 재량사업비는 총 190억원으로 1인당 5억5000만원 수준이다. 시·군의원도 평균 1억원 안팎의 재량사업비를 쓴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한다. 재량사업비를 공개함으로써 지방의원들 스스로 견제한다면 이 돈을 둘러싼 비리도 사라질 것이다.

김준희 내셔널부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Posted by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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