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마을 사태는 국내 환경문제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글 손문선 (좋은정치시민넷 대표,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 위원)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장점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린 원인이 밝혀졌다.

  환경부는 2019년 11월 14일 장점마을 역학조사 최종 발표회 자리에서 유기질 비료 공장인 (유)금강농산이 KT&G에서 반입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퇴비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불법으로 가열 건조공정이 있는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하였고, 건조 과정 중에 휘발되는 TSNAs(담배특이니트로사민) 등 발암물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어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였다.

 

 

 

 

2019.7.18 장점마을 역학조사 인과관계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국회 기자회견

 

 

 

2019.12.10 장점마을 집단암발병사태 KT&G 책임 촉구 2차 대회 (KT&G 본사)

 




  장점마을은 80여 명의 주민 중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였고, 16명이 투병 중에 있다. 작년부터 원대병원 지원으로 주민들에 대해 건강검진을 하고 있는데 추가 확진 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암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피부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발생비는 모든 암에서 남녀 전체가 전국 대비 2.05배, 기타 피부암에서는 여자가 전국 대비 25.4배, 남녀 전체는 21.14배, 담낭 및 담도암에서는 남자가 전국 대비 16.01배로 높게 나왔다. 건강관련 설문조사 결과 장점마을 주민들은 대조지역 주민보다 치매와 인지기능 저하도 높게 나왔으며, 우울 증상도 심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점마을 주민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는 2017년 4월 주민들이 환경부에 청원서를 제출한 지 2년 반 만에 나온 결과다.

 환경부 역학조사에서 밝혀졌듯이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리게 된 원인은 마을 위에 위치한 비료 공장 (유)금강농산 때문이다. (유)금강농산은 익산시와 전라북도로부터 2001년 10월 폐기물종합재활용업, 비료생산업 허가를 받아 폐사료, 연초박, 피마자박, 주정박 등 폐기물을 재활용하여 1일 138.4톤의 혼합유기질비료와 30톤의 부산물 퇴비를 생산한 업체다.



 장점마을 환경오염 피해 사건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는 정부가 환경오염 피해에 의한 비특이성(다양한 종류의 질환) 질환에 대한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다. 그동안 특이성 질환인 진폐증,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인정한 바 있지만, 질환이 다양한 비특이성 건강피해에 대해서는 인과관계를 인정한 바가 없다. 장점마을 역학조사 결과로 환경 유해 물질로 인한 다양한 건강 피해 사건에 대해 인과관계를 폭넓게 해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환경부가 처음부터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환경부의 처음 결론은 ‘비료공장 가동과 주민 암 발생 간의 관련성은 추정되지만, 과학적 인과관계 해석에는 한계가 있다’라는 애매하고 소극적인 것이었다.



 최종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주민들과 민관협의회 위원,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도청, 시청, 국회에서 환경부가 인과관계를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여러 차례 하였고, 한국 역학회 자문회의와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환경부 역학조사 결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태도 변화를 요구하였다. 주민들과 민관협의회, 지역의 시민단체가 환경부를 향해 지속적으로 투쟁하지 않았다면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현재의 결론은 어려웠을 것이다.



  역학조사로 드러났듯이 장점마을 건강 피해 사태는 비료 공장 (유)금강농산의 불법행위와 인·허가 기관의 관리 감독 부재, 정부의 허술한 법 관리에서 발생한 참사다. 그동안 익산시와 전라북도 보건당국은 공장 아래에 있는 저수지에 폐수가 유입되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주민들이 악취 고통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 가고 했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농기계를 동원하여 공장 진입로 막아 봤지만 업체로부터 고발당해 주민들만 사법기관에 가서 조사만 받았다.



 

 

 

(유) 금강농산 모습

 


  주민들이 공장 운영 초기부터 2016년 9월, 장점마을 사태가 언론을 통해 다시 부각되기 전까지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였지만 익산시는 악취 조사만 했다. 악취 조사를 통해 법적 기준을 어겨도 조치한 사항은 개선명령 등 경미한 처분만 했다. (유)금강농산이 연초박을 불법으로 공장 앞마당에 쌓아 놓고, 대기배출시설에 불법으로 공기조절장치를 설치하고, 배출시설에서 특정대기유해물질인 니켈이 초과 검출 등을 확인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2017년 초에 있었던 일이다.


  익산시와 전라북도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때 비료관리법에 의해 비료와 퇴비가 적법에게 생산되고 있는지, 대기환경보전법에 의해 대기배출시설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확인만 했다면 비료 공장은 일찍 폐쇄 조치되어 지금과 같은 건강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 피해 사건에 대해 인과관계가 밝혀지면서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전라북도지사, 익산시장 등이 사과를 하였다. 환경부는 사후관리와 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배상소송 등을 지원하고 있고,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마을 정화 및 복원을 위한 사업을 결정하고 예산을 편성하였다. 행정기관 수장의 사과와 사업비 지원으로 주민들의 억울함과 피해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



 장점마을 사태는 국내 환경문제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정부가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에 대해 인과관계를 최초로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연초박과 유기물 가열·건조과정에서 국제암연구소(IARC)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TSNAs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연초박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가장 먼저 전라북도가 각 시·군에 공문을 보내 도내 퇴비공장에서 연초박 사용을 중지할 것을 권고하였으며, 전국적으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장점마을 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장점마을과 같은 환경오염에 의한 집단 건강 피해 사건이 드러나고 있다. 부여, 횡성 등에서 집단 암 발병 사태에 대한 환경오염 피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장점마을 주민들과 민관협의회는 제2의 장점마을 사태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 노력도 하고 있다.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환경부와 농림식품부에 연초박을 퇴비 원료로도 재활용하지 못하도록 폐기물관리법과 농진청 ‘비료 공정규격 설정 및 지정’ 고시를 개정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환경오염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폐기물 재활용 기준 강화와 재활용환경성평가 대상 사업장을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89호 지역이슈에 실렸습니다.

Posted by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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