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심 회원  

** 천하대세가 분열된 지 오래면 반드시 합해지고 합한 지 오래면 반드시 분열되느니 ~중략~ 유현덕은 서서에게 양양성 외 이십 리 허에 만고 영웅이 이사와 성은 재갈이요 이름은 량이요 자는 공명이요 ~중략~ 앉어서는 불러오지 못할 테 오니 친히 찾아가 보옵소서 라는 말을 듣고 세 번째 찾아가 ~중략~ 얇고 짧은 제조를 버리지 아니 허시니 현주를 도와 견마의 힘을 다 하것 나이다. ** 판소리 적벽가 중 **

제갈공명은 원래 어떤 사람이었을까?
공명의 말처럼 본래 무식 하와 시골에 천한 선비로 남양에 밭 갈기와 강호에 고기 낚기 글 읽기를 일삼는 사람이었을까? 서서의 말처럼 상통 천문 하달지리에 오며 육도삼략에 고궁 팔 개와 둔갑 장신지법을 흉중에 품엇압고 앉어 천 리밖에 승패를 능히 결단허는 사람이었을까? 그가 누구였든 현덕의 무한 믿음에 힘입어 제갈공명은 적벽가가 끝날 때까지 입이 딱 벌어지는 무궁무진한 활약을 한다.

 

19살 무렵 교무님께서 무슨 일을 시키셨는데 제가 그럴 능력이 없어서 못 한다. 고 했다. 그러자 교무님께서 네가 잘해서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하라는 것이다, 누가 무얼 시키든지 앞으로는 못한다. 는 말 절대 하지 마라. 네가 그 일을 잘하면 다음에도 부탁할 것이고 못하면 다음에 안 시키겠지?“라고 하셨는데 그 후 지금까지 그 마음으로 살고 있기에 참여연대에서 운영위원을 해주면 좋겠다. 는 말에도 알았다고 했다.


지난 2월 처음 운영위원회의에 참여했는데 참여연대에서 하는 일이 정말로 많다는 것과 익산문화관광재단 성추행 문제로 외롭게 싸우고 있는 힘든 사람을 돕기 위해 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를 근간으로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도 만난 후 목소리를 내준 것에 감동했다. 그런데 신문사와 의견이 달라 서로 겨룸에 놀라웠다. 내가 접한 첫 번째 안건은 이 상황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라는 것이었는데 나는 신문사와 참여연대가 만나 서로 조사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해 본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신문사와 직접대응을 하지 않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하고 사실 확인 홍보 영상을 만들어 참여연대 입장을 알리겠다. 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런데 며칠 후 받아 본 보도 기사와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직접대응은 아니라 해도 두 단체 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 그 칼끝에 위태롭게 서 있는 내가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칼에 맞든 총에 맞든 아무래도 괜찮은데 내가 지켜내야 할 판소리! 단 한 사람의 적도 있어서는 안 될 예술의 세계! 모든 사람을 품고 가야 할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 지부 *** 를 생각하니 가슴이 서늘해졌다.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판소리보존회를 핍박하고 나에게 항의하는 꿈을 꾸었다. 무서웠다. 내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첫째도 둘째도 판소리를 품고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에 앞장서야 할 나는 어떤 이유에서든 두 편으로 갈라지는 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울림이 내 뼈를 때렸다. 둘로 나뉘는 세계에 몸을 담는 것은 판소리를 대중에게 멀어지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어떻게든 그 칼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몇 날을 고민했다

 

그러다 참여연대도 신문사도 바라는 것은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합을 이뤄내기 위해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소리 수궁가에서 토끼의 생간을 가져오라는 용왕! 말도 안 되는 그 명령을 충성이라는 이름으로 높은 벼슬을 주겠다는 감언이설로 속여 토끼를 잡아 온 자라! 간을 빼놓고 왔으니 가지고 와서 간을 주겠다는 토끼! 속이고 또 속이는 거짓말을 소리꾼의 공력이 쌓인 진심 어린 목소리로 듣고 있으면 모두의 거짓이 사실로 느껴진다.

 

사랑과 미움! 만남과 이별! 정과 반의 세계를 한()으로 승화시켜 합을 이뤄내는 판소리!. 절대로 손을 잡을 것 같지 않던 놀부가 홍보와 합을 이뤄 두 손을 맞잡고 추는 춤! 거지가 되어 내려왔다고 이 도령을 박대하고 미워하던 월매가 딸을 살려준 어사 사위 이몽룡 손을 잡고 어사 장모 출두를 외치며 합을 이룬 춘향가! 25세에 안맹한 후 상처하고 출천대효 딸 하나 심청이와 생이별하고 뺑덕어멈과 황봉사의 배신으로 얼룩진 심 봉사와 심청의 해후로 모든 봉사가 눈을 뜨는 경이로운 대화합의 세계! 그 합의 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며 상대가 누구이든 결론에 가서는 익산 시민의 이름으로 합을 이루게 하는 정의로운 익산참여연대! 그리고 민중의 지팡이인 신문사!

대부분의 사람은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할 때 목소리는 강건해지고, 정의로움이 가득 찬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에도 힘이 들어간다. 나는 강건한 목소리로 하는 말과 힘이 들어간 문장이 주는 두려움을 알기에 힘을 빼고 0이 되어 합을 이뤄 가는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참여연대는 0일 때 일이 없을 때 정의의 칼을 갈아 익산시민이 모두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어두운 길을 미리 밝혀 주고. 누군가의 정의롭지 못한 칼을 맞아 그 길에서 이탈한 누군가가 다시 그 길을 찾아갈 때까지 돕는 일을 신문사도 그런 맥락에서 소신을 다할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0일 때 갈아 놓은 칼을 휘두를 일이 생기더라도 힘을 빼고 합을 이뤄가게 하는 가장 좋은 결말이다.” 라는 것이다. 서로 겨룰 일이 있더라도 0이 되어 서로서로 꼴을 봐주며 합을 이뤄 거드렁거리며 놀고 싶다는 나의 소신과 나의 행동이 어디에 소용될까? 사실 나는 내가 어떤 운영위원이 될지 모른다.

 

공명의 말과 같은, 유비가 믿는 공명 같은, 그도 아니면 황희 정승의 삼녀시지비 개시(三女之是非 皆是*세 여인의 시비가 다 옳다는 뜻으로 황희정승 일화에 나오는 말)같은, 또는 하기는 힘들고 하지 않으면 편하니까 하라 할 때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되 일을 시킨 사람의 마음에 합당하여 일을 주면 계속할 것이고 그만두라! 하든지 임기가 끝난 후 그만두면 될 일이다. 라는 생각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나의 이런 소신도 참여연대에 소용가치가 있으니 함께하자면 정반의 대립을 넘어 합의 경지에서 어사 장모 출두야! 를 외치던 춘향 어미 월매처럼 엉덩이춤을 추며 얼씨구 좋다. 장구 장단에 맞춰 어화 어허~ ~~~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는 창부타령 가사에 몸과 마음을 실어 거드렁거리며 놀고 싶다.

 

**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는 말은 아무리 슬프고 괴로워도, 아니꼽고 자존심이 상해도, 일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고, 거드렁거리고 논다. 는 뜻은 서로 꼴을 봐 주며 이해하고 함께 어울려 잘 살아가자. 는 뜻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고, 제 삶의 목표입니다**

 

Posted by 사용자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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