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집착해

회원마당 2021. 4. 20. 13:34


전민주 회원

난 빌라에 산다. 전세와 월세 결합형이다. 50대에 대책 없는 무주택자다. 전세금은 형제들에게 빌렸다. 내 월급으로 갚기엔 큰 빚이다. 나는 이번 생에 집주인이 될 가망이 없다. 정년 퇴직이 10여 년 남았다. 수입이 있을 때 빚을 갚아야 하는데, 막막하다. 최저임금인 월급으로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지 모르겠다. 숨만 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난 용감 무식하게 돈 한 푼 없이 이혼했다. 형제들 도움으로 집을 구하고, 깨달았다. ‘집이 이렇게 비싸니, 여자들이 불행한 결혼을 참고 사는구나.’ LH 임대 주택을 알아봤는데 자격 미달이다. 차 구입 연한이 10년 미만이면 결격사유다. 재산이 없어도 차 때문에 신청할 수 없다. 나에게 입주자격을 알려주던 LH 직원은 친절했다. 그 직원은 속으로 날 빌거지라고 비웃었을까?

 

LH 직원들이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벌었다. 국민주택 사업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국민을 배신했다. 내부정보를 사사롭게, 적극 활용했다. LH 직원들은 개발정보로 친척까지 동원해서 보상금을 받았다. 해고를 당해도 수십억을 벌었으니 남는 장사다. 3대가 부자 되는 신의 직장이다.

 

집값 폭등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엄벌하겠다고 선전포고를 20번 이상했다. 물에 젖은 종이호랑이 마냥 효과가 없다. 부동산 투기 세력에게 정부의 경고는 왜 소용이 없을까?

 

<부동산 약탈 국가(강준만 지음, 인물과 사상사)>는 부동산 열풍때문에 열 받은 국민들에게 던지는 격문이다. 강준만 교수는 부동산 폭등 원인을 부동산 투기세력, 고위 관료, 부동산에 무능한 정부라고 말한다. 특히 문민정부는 착하지만 멍청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다.

 

정부가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이 없다. 은행 이자보다, 부동산 투기가 수익이 크다. 교육과 취업 때문에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수도권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교통 개선과 신도시 개발은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 한다. 지방은 인구가 감소하고, 빈집이 늘고 있다. 지방은 소멸 중 이다.

 

일 년에 우리나라 국민 20%가 이사한다. 나도 50년 동안 10번 이사했다. 내 동생은 2년마다 이사한다. 전 국민이 자주 이사 다니는 피곤한 나라에 산다. 강 교수는 부동산 때문에 고통받고 힘들다고, 한탄만 한다. 강 교수는 대책으로 대학과 정부 기관 지방 이전을 제시한다. 이 방안은 수도권 비대화를 약간 해결할 수 있다. 집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내 집값이 오르면, 재산이 증식됐다고 착각을 한다. 다른 집값도 올랐으니, 이사 갈 때 시세 차익이 없다. 실질적 가치 상승이 아닌 명목상 숫자만 증가했다. 집에 집착하지 않으려면, 집은 공공재여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공공 주택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여야 한다. 집은 돈벌이가 아닌, 쉼터여야 한다. 서민들의 인생 목표가 집 장만이 아닌, 근사한 꿈 이여야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부자들의 반발로 외국에 비해 세금이 엄청 적다. 정부는 표를 의식해서 증세를 시도하지 못한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부동산으로 얻은 부당 수익은 환수해야 한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하룻밤에 집값이 1억이 오르는 건 정상이 아니다.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 IMF만큼 타격을 입게 된다. 잦은 이사로 단련된 강철 멘탈 민족이라도, 휘청할 것이다. 세입자라 새가슴인 나는 조마조마하다.

 

 

Posted by 사용자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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