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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글  전민주  회원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 드라마를 좋아했다. 목포에서 탤런트가 되기 힘드니까,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다. 무대에서 다른 사람 삶을 연기하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 연극부에 도전했지만, 오디션을 두 번이나 떨어졌다. 20대 대학 1학년 때, 잠깐 연극을 했다. 내가 연기를 너무 못해서, 그만뒀다. 30년 동안 아쉬워하며 살았다. 


3년 전, 성인 연극 동아리 회원 모집 광고를 보았다. 다행히, 가입절차는 없었다. 월 회비 만 원만 내면 된다. 드디어, 30년 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꿈을 이뤘다. 우리 동아리 회원은 주로 직장인과 은퇴자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에 모여, 연극 강의도 듣고, 연극 연습을 한다. 1년에 1번 정도 공연을 한다. 


3년 전에 광주 연극제 참가했다. 가족들에게 희생만 하다가, 자아를 찾는 엄마 이야기였다. 난 엄마 친구 역할이었다. 그런데, 연습부터 공연까지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난 10년 넘은 주경야독으로, 암기에 자신 있었다. 그런데 대사를 까먹고, 대사 순서를 바꿨다. 내가 말 안 하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봐, 극 흐름이 깨졌다. 다행히 옆 회원이 수습해서, 힘겹게 공연을 마쳤다. 에~휴, 나 머리 나쁜 거, 절절히 깨달은 공연이었다.


작년은 코로나 때문에 연습시간이 부족하고, 연습 장소를 구하기 힘들었다. 방역 지침 때문에 4인 이상 모임 금지라, 3팀으로 나눴다. 우리 팀은 4명이 어린 왕자 낭독극을 했다. 줌으로 매일 저녁 연습했다. 우리 팀은 3D 촬영과 생활연극제 공연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생활 연극제 3주일 전, 회원 1명이 ‘생활 연극제 참가 안 하겠다’라고 말했다. 
헐!!!!!!!!!!!! 

 

난 그 회원에게 매일 전화해서,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난 3D 촬영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었다. 남은 사람으로 낭독극을 하려고 했지만, 다들 거부했다. 나는 화가 나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매일 밤 아중 저수지에 갔다. 차가운 겨울 바람도 내 분노를 식히지는 못했다. 난 작년 생활연극제 공연 때 스텝으로 일했다. 무대 위 회원들을 보며, 부러웠다.  공연 후 회식 때, 난 회원들에게 우리 팀원들 흉보고, 서운하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출처 - EBS 자이언트 펭 TV



지난 11월 14일, 나는 3번째 공연을 했다.
올해도, 코로나 때문에 팀을 나눴다. 각 팀 별로, 직접 대본을 만들어, 단막극을 했다. 우리 팀은 사돈이 된 여고 동창생 이야기이다. 사돈끼리 자식을 두고, 기 싸움하다가, 친해지는 내용이다. 우리가 쓴 대본이라, 쉽게 외울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그러나, 역쉬 올해도 불가능했다. 공연 한 달 전 내용을 반절로 줄이고, 낭독극으로 바꿨다. 공연 일주일 전 또, 변화를 줬다. 서사에 사건 사고와 움직임이 적어, 손 인형을 사용하기로 했다. 팀원은 인형극 단원으로 활동 중이라, 인형 조작이 능숙한데. 난 손 인형이 처음이다. 대사하면서 손 인형 움직이는 멀티 플레이가 안 됐다. 그래도, 간신히,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 




올해 공연을 끝내고, 느낀 점을 정리했다.


첫째, 연극이 너무너무 좋다. 
연극 관람을 좋아해, 한 달에 1~2번은 본다. 물론, 공연하는 것은 더 쒼난다. 대본 준비부터 공연까지 모든 과정이 즐겁다. 연극은 나에게 행복 충전소이다.


둘째, 전문적인 연극 수업을 받고 싶다. 발성, 복식 호흡, 연기 등 수업을 받아, 전문 극단에서 입단하고 싶다. 직장 때문에, 연습을 많이 참여하기 힘드니까, 단역이라도 하고 싶다.

셋째, 작년의 내가 부끄럽다. 
작년에 난 심술쟁이였다. 연극에 대한 열정이 아닌 욕심이 앞섰다. 팀원 개인 사정과 마음을 이해 안 했다. 내 뜻대로 안 된다고, 심통만 부렸다. 그 팀원이 고집 세다고 욕했는데, 정작 고집 쎈 사람은 나였다. 내가 옳다고 우기면서, 피해자인 척했다. 아집으로 똘똘 뭉쳐있었고, 옹졸했다. 회원님들, 죄송합니다. 기억에서 못난 제 과오를 지워 주세요.


넷째, 난 성장한다.
작년과 같은 일이 올해도 일어났다. 올해 우리 팀원은 2명이다. 둘 뿐이지만, 바빠서 연습하기 힘들었다. 서로 약속을 잊어버리고, 지각했다. 공연 한 달 전, 팀원이 ‘연습 부족이라 공연 못 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잘 해결됐다. 
서로의 상황과 처지를 이해하고, 도왔다. 난 공연 3일 전, 팀원이 받고 있던 탄소 중립 강사교육에서 발표할 PPT 자료를 수집했다. 공연 전날, 팀원 집에서 지구 온난화 PPT를 만들고, 환경보건 전공자로서 개인 지도를 했다. 팀원은 나에게 맛있는 홍시, 떡, 곶감, 과자 등을 주었다. 또, 마음에서 우러난 충고와 조언을 내게 했다. 난 팀원의 말을 오지랖이라고, 곡해하지 않았다. 난 작년보다 조금 성숙해졌다. 난 작년보다 마음이 쪼매만큼은 넓어졌다.

사진출처 - EBS 자이언트 펭 TV

 

- 이 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96호 민주의 쑥쑥일기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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