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기의 일상
김순옥 편집장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갔다.
매일매일 지나간 시간들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이제 남은 건 나에게 여유만이 남아 있는 거 같은데 그 여유가 없는 듯 해서 조금은 아쉽다.
간단하게 가방을 싸서 어깨에 메고 일단 나서본다.
어딘가 목적지도 없이 그냥 정처없이 나서본다.
어디를 갈까?
온갖 산과 들엔 가을로 가득하다.
밤나무에선 밤들이 쫙쫙 입을 벌리고 은행나무에선 그 가지가지 모두 노랑잎들로 물들어있다. 김제 그 넓고 넓은 평야에선 황금빛 벼들이 물들어가고 있고, 논두렁에 심어놓은 콩들은 잎들이 모두 단풍이 들어 만지면 부셔질 듯 하다.
여기저기 축제가 만발하다.
정읍에서 구절초 축제가
김제에선 지평선 축제가
그리고 익산에선 국화축제가 그 막을 올리려고 한다.
나이가 들어 꽃들이 이쁜걸까?
코스모스는 이미 씨앗을 머금고 있고 구절초는 꽃송이를 활짝 피고 있다
지나온 길에는 갈대와 억새가 바람에 흔들흔들 소녀 감성을 느끼게 한다.

어느덧 정년이 되어 모든 일들을 놓아버린 지금 취미와 기타 즐길 거리를 찾아 돌아다녀도 그동안 놀아보지 못하고 즐기지 못했던 날들이 나를 옭아맨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무엇을 할까?
또 무엇을 먹을까? 하며 생각에 잠겨본다.
생각은 늘 머리를 지배하고 마음을 지배한다.
하지만 딱히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운동을 하고 사우나를 한다.
그리고 조잘거리는 아지매들의 얘기를 듣는다.
정치는 누가 잘하고 드라마는 누가 더 재미있게 잘한다.
그리고 등산은 어느 산이 좋고 운동은 무엇무엇이 좋다.
매일매일 이런 얘기들로 새벽 아침을 보낸다.
과연 이분들은 하루 종일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바쁜 일상 속에서 정말 부러웠었는데 지금 지나고 보니까 너무 무의미하다.

너무 아팠다.
아이들이 그랬다.
“금방 죽을 만큼 자기들을 그렇게 못 알아보고 나를 내려놓았었다고...”
즐겁고 재미있게 사시라고 한다.
나는 항상 그런 거 같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무엇이 나를 아프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에게 남은 건 병마와 싸우는 바보 같은 몸뚱아리다.
더 즐겁게 살기 위해 축제장을 가본다.
그곳에 즐거움과 행복이 있을듯하다.
그리고 바다를 간다.
넓고 넓은 바다는 나를 더 품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더 많은 것을 느낀다.
그곳에 행복이 있는 게 아니고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내가 되려고 한다.

- 이 글은 익산참여연대 참여와자치 소식지 108호 회원글에 실렸습니다.
수노기의 일상
김순옥 편집장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갔다.
매일매일 지나간 시간들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이제 남은 건 나에게 여유만이 남아 있는 거 같은데 그 여유가 없는 듯 해서 조금은 아쉽다.
간단하게 가방을 싸서 어깨에 메고 일단 나서본다.
어딘가 목적지도 없이 그냥 정처없이 나서본다.
어디를 갈까?
온갖 산과 들엔 가을로 가득하다.
밤나무에선 밤들이 쫙쫙 입을 벌리고 은행나무에선 그 가지가지 모두 노랑잎들로 물들어있다. 김제 그 넓고 넓은 평야에선 황금빛 벼들이 물들어가고 있고, 논두렁에 심어놓은 콩들은 잎들이 모두 단풍이 들어 만지면 부셔질 듯 하다.
여기저기 축제가 만발하다.
정읍에서 구절초 축제가
김제에선 지평선 축제가
그리고 익산에선 국화축제가 그 막을 올리려고 한다.
나이가 들어 꽃들이 이쁜걸까?
코스모스는 이미 씨앗을 머금고 있고 구절초는 꽃송이를 활짝 피고 있다
지나온 길에는 갈대와 억새가 바람에 흔들흔들 소녀 감성을 느끼게 한다.
어느덧 정년이 되어 모든 일들을 놓아버린 지금 취미와 기타 즐길 거리를 찾아 돌아다녀도 그동안 놀아보지 못하고 즐기지 못했던 날들이 나를 옭아맨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무엇을 할까?
또 무엇을 먹을까? 하며 생각에 잠겨본다.
생각은 늘 머리를 지배하고 마음을 지배한다.
하지만 딱히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운동을 하고 사우나를 한다.
그리고 조잘거리는 아지매들의 얘기를 듣는다.
정치는 누가 잘하고 드라마는 누가 더 재미있게 잘한다.
그리고 등산은 어느 산이 좋고 운동은 무엇무엇이 좋다.
매일매일 이런 얘기들로 새벽 아침을 보낸다.
과연 이분들은 하루 종일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바쁜 일상 속에서 정말 부러웠었는데 지금 지나고 보니까 너무 무의미하다.
너무 아팠다.
아이들이 그랬다.
“금방 죽을 만큼 자기들을 그렇게 못 알아보고 나를 내려놓았었다고...”
즐겁고 재미있게 사시라고 한다.
나는 항상 그런 거 같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무엇이 나를 아프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에게 남은 건 병마와 싸우는 바보 같은 몸뚱아리다.
더 즐겁게 살기 위해 축제장을 가본다.
그곳에 즐거움과 행복이 있을듯하다.
그리고 바다를 간다.
넓고 넓은 바다는 나를 더 품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더 많은 것을 느낀다.
그곳에 행복이 있는 게 아니고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내가 되려고 한다.
- 이 글은 익산참여연대 참여와자치 소식지 108호 회원글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