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력 최고인 여름 가수, 매미!
글 박바로가
8월 14일 말복이 지났는데도 낮에는 여전히 찜통 더위로 땀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뜨거운 낮과 조금 선선해졌지만 아직도 더운 밤을 쉬지도 않고 우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6월 중순이후부터 늦게까지는 9월말까지 계속 우는 친구들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친구들이 예전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도 말씀하시더군요. 누굴까요?
네, 맞습니다! 매미입니다. 예전에는 “맴 맴 맴 매~~~~애”라고 우는 참매미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하고 노래하는 말매미가 공원, 학교, 길거리 나무를 전부 접수했습니다. 이들은 숨도 안 쉴 것처럼 최고의 난이도로 노래를 불러댑니다.
예전에 마을에서 울던 참매미는 산, 하천, 계곡과 같은 곳으로 숨어버렸습니다. 실제로, 매미 연구자들은 도시에 열돔현상과 함께, 말매미가 많아졌다고 설명합니다. 말매미는 그만큼 더운 날씨에 특화된 친구들입니다.
제가 틈틈이 영등시민공원을 돌아볼 때도 주로 말매미 허물을 보게 됩니다. 우연히 저번 7월말에 광대버섯아재비 자루를 잡고 우화한 털매미 껍질도 봤습니다만, 도시공원에는 주로 말매미가 우세합니다.
🔺모과나무에 붙어있는 말매미 허물
🔺이팝나무에 붙은 털매미 허물
🔺**나무에 붙은 애매미 허물
🔺땅에 떨어진 수컷 말매미를 분해하는 개미들
특히, 이들은 영등시민공원에서 느릅나무, 느티나무, 모과나무 근처에서 허물을 많이 남깁니다. 암컷 말매미가 짝짓기 후 나뭇가지에 알을 낳으면 10개월은 나뭇가지에서 알고 보냅니다. 약충들(번데기 과정이 없는 곤충의 어린 개체)은 6년 동안 깊이 40cm 땅 아래에서 나무의 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면서 자랍니다.
매미는 계속 같은 모습으로 크기만 커져, 6년이 되는 해에 비 소식과 함께 땅위로 올라옵니다. 그 구멍이 어느 정도 큰지 제가 검지 손가락을 넣어 봤을 때, 제 손가락으로 그 구멍을 다 메꿀 수 없었습니다. 매미가 될 정도로 큰 약충이 나오는 것이라 구멍이 제법 큰 것 같습니다. 이들이 탈피해서 매미가 되면 10~14일 정도 짝을 찾는 노래를 부릅니다. 자손을 남기기 위한 경합이 시작된 셈이죠.
어쩌면 인간 입장에서는 시끄러운 공해에 가깝지만, 말매미한테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자신의 DNA의 존속은 자기의 노래의 크기와 지속력에 달려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수컷 매미가 배를 씰룩씰룩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힘껏 노래를 할 때는 경외심이 생겨납니다.
그 작은 몸에서 짝을 만날 때까지 우렁차게 노래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렇게 열렬히 울다가 짝을 만나면 나뭇가지 어딘 가에 자신의 DNA를 남깁니다. 짧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땅에 떨어져 생을 마감한 말매미를 보면, 작은 생명인 말매미의 삶 자체가 얼마나 진지한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어 잠시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우연히 만나는 매미를 재미로 괴롭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아래는 비교를 위해서 원광대학교 수목원에서 찾은 털매미, 애매미 허물도 사진으로 올려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숲이나 공원을 걷게 될 때 만날 매미나 그 허물이 궁금해질 수 있으니, 허물이나 소리로 매미의 종류를 알 수 있는 사이트 주소도 링크를 걸어 둡니다.
매미 허물로 동정하기 (그림파일 필요)
매미 소리로 동정하기 (오디오파일 필요)
- 이 글은 2024년 7월부터 뉴스레터에 자연환경생태 분야로 연재됩니다.
가창력 최고인 여름 가수, 매미!
글 박바로가
8월 14일 말복이 지났는데도 낮에는 여전히 찜통 더위로 땀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뜨거운 낮과 조금 선선해졌지만 아직도 더운 밤을 쉬지도 않고 우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6월 중순이후부터 늦게까지는 9월말까지 계속 우는 친구들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친구들이 예전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도 말씀하시더군요. 누굴까요?
네, 맞습니다! 매미입니다. 예전에는 “맴 맴 맴 매~~~~애”라고 우는 참매미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하고 노래하는 말매미가 공원, 학교, 길거리 나무를 전부 접수했습니다. 이들은 숨도 안 쉴 것처럼 최고의 난이도로 노래를 불러댑니다.
예전에 마을에서 울던 참매미는 산, 하천, 계곡과 같은 곳으로 숨어버렸습니다. 실제로, 매미 연구자들은 도시에 열돔현상과 함께, 말매미가 많아졌다고 설명합니다. 말매미는 그만큼 더운 날씨에 특화된 친구들입니다.
제가 틈틈이 영등시민공원을 돌아볼 때도 주로 말매미 허물을 보게 됩니다. 우연히 저번 7월말에 광대버섯아재비 자루를 잡고 우화한 털매미 껍질도 봤습니다만, 도시공원에는 주로 말매미가 우세합니다.
🔺모과나무에 붙어있는 말매미 허물
🔺이팝나무에 붙은 털매미 허물
🔺**나무에 붙은 애매미 허물
🔺땅에 떨어진 수컷 말매미를 분해하는 개미들
특히, 이들은 영등시민공원에서 느릅나무, 느티나무, 모과나무 근처에서 허물을 많이 남깁니다. 암컷 말매미가 짝짓기 후 나뭇가지에 알을 낳으면 10개월은 나뭇가지에서 알고 보냅니다. 약충들(번데기 과정이 없는 곤충의 어린 개체)은 6년 동안 깊이 40cm 땅 아래에서 나무의 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면서 자랍니다.
매미는 계속 같은 모습으로 크기만 커져, 6년이 되는 해에 비 소식과 함께 땅위로 올라옵니다. 그 구멍이 어느 정도 큰지 제가 검지 손가락을 넣어 봤을 때, 제 손가락으로 그 구멍을 다 메꿀 수 없었습니다. 매미가 될 정도로 큰 약충이 나오는 것이라 구멍이 제법 큰 것 같습니다. 이들이 탈피해서 매미가 되면 10~14일 정도 짝을 찾는 노래를 부릅니다. 자손을 남기기 위한 경합이 시작된 셈이죠.
어쩌면 인간 입장에서는 시끄러운 공해에 가깝지만, 말매미한테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자신의 DNA의 존속은 자기의 노래의 크기와 지속력에 달려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수컷 매미가 배를 씰룩씰룩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힘껏 노래를 할 때는 경외심이 생겨납니다.
그 작은 몸에서 짝을 만날 때까지 우렁차게 노래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렇게 열렬히 울다가 짝을 만나면 나뭇가지 어딘 가에 자신의 DNA를 남깁니다. 짧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땅에 떨어져 생을 마감한 말매미를 보면, 작은 생명인 말매미의 삶 자체가 얼마나 진지한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어 잠시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우연히 만나는 매미를 재미로 괴롭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아래는 비교를 위해서 원광대학교 수목원에서 찾은 털매미, 애매미 허물도 사진으로 올려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숲이나 공원을 걷게 될 때 만날 매미나 그 허물이 궁금해질 수 있으니, 허물이나 소리로 매미의 종류를 알 수 있는 사이트 주소도 링크를 걸어 둡니다.
매미 허물로 동정하기 (그림파일 필요)
매미 소리로 동정하기 (오디오파일 필요)
- 이 글은 2024년 7월부터 뉴스레터에 자연환경생태 분야로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