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운영자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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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글 전민주 회원


독서동아리 책익는 마을 9월 선정도서는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이다. 책 소개문을 찾아보니, 백세 시대에 은퇴 후 긴 노후 생활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긴 인문학 서적이다. 책 때문에 늙음에 대해 생각했다.


내 나이 52살인데, 늙은 거 실감하고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질병에 걸린다.

어릴 때 터미널이나 기차역 같은 사람 많은 공공장소에 노인이 의자나 바닥에 누워있으면 추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안 지키는 노인들 보면 노인이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행동하는 꼴불견이라고 여겼다.


내가 십 년 전 42살에 메니에르병(달팽이관 이상 어지럼증)에 걸렸다. 눈앞이 빙빙 돌며 어지러우면 파킨스 환자처럼 덜덜 떨며 아무 데나 눕는다. 누워 눈을 감고, 귀를 막고, 호흡을 천천히 한다. 사람들이 쳐다봐도 창피할 겨를이 없다. 나는 질병으로 노화를 일찍 경험하게 됐다.


둘째, 힘든 일을 겪으면 방전된다.

대학 다닐 때 익산농민회 사무실에 놀러 갔는데 보수우익단체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무실 집기를 부수고, 흉기와 신체적 폭력으로 농민회 회원들을 위협했다. 소란이 끝난 후 나는 분노로 열받아 폭발하는데 농민회 회원들이 바닥에 누워 잠을 잤다. 그때 보수우익단체 사람들 난동보다 농민회 회원들 취침을 이해할 수 없었다.


4년 전 아버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 절차를 기다리다 응급실 로비에서 잤다. 갑작스러운 애사에 놀라 탈진해서 누웠는데 잠이 들었다. 예민해서 잠자리 바뀌면 잠을 못 자는 내가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고 구급차 소리로 요란한 곳에서 잤다. 30분 정도 잔 덕분에 장례식 치를 힘을 얻었다.


셋째,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쫓아가지 못한다.

얼마 전 작은 식당에 갔는데, 한가한데도 직원이 주문받으러 오지 않았다. 오 분을 기다리다가 직원에게 주문을 왜 안 받냐고 훈계를 했다. 직원은 키오스크 단말기를 가리켰다.


하!!!!! 벽에 키오스크로 주문하라고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도 몰랐다. 그리고 키오스크 사용법도 서툴다.


그림 때문에 탭을 샀는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딸에게 설치해달라고 했다. 탭 사용법을 딸에게 여러 번 물었더니 딸이 짜증을 낸다. 아들이 이사 가면서 제습기를 놓고 갔다. 원래 제습기를 사용하지만 아들 제습기 사용법은 몰라 몇 달째 헤매고 있다.


어릴 때 본 그 노인들도 농민회 회원들도 기운이 없어 몸을 가누기 힘들었던 것이다. 사람은 처지가 돼봐야 이해를 한다.


한 경찰관의 지혜로 신호등에 효도 의자가 생겼다. 노인들이 노환으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기 힘들어 무단횡단한다는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노인들 일자리로 우리 엄마를 포함한 전국의 수백만 노인들이 활기를 찾고 있다. 근래 늘어나는 노인 정책이 투표율이 높은 노인들에게 아부하는 정책임을 안다. 보수에서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 4대 강 사업보다 비건설적인 재정 낭비라고 비난하지만 노인들 행복 증진 사업이다.


나는 어떻게 늙고 싶을까? 늙어서는 무슨 낙으로 살까?

자식들이 타지와 외국에 살아, 칠순의 노모는 혼자 사신다. 엄마처럼 나도 외롭고 쓸쓸하게 살까? 나는 은퇴 후 그림 그리고, 연극 동아리 활동하고, 노인 일자리도 하면서 즐겁게 살 것이다. 노후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답이다.


* 이 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99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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