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깜짝소식(15) 사랑의 세레나데

운영자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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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세레나데


박바로가


  요새 공원에 나가면 코끝으로도 귓가로도 가을이 오는 냄새와 소리를 듣게 됩니다. 가을이 오는 냄새는 우리 학생들의 말에 의하면 축축한 낙엽의 냄새라고 합니다. 그러면 가을이 오는 소리는 무엇일까요?

  대표적으로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옵니다. 맹꽁이 울기 시작하는 저녁부터 들려오는 왕귀뚜라미부터 최근 노래에 가세한 여러 여치목, 메뚜기목, 귀뚜라미목까지 다양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전통적으로 외로움의 소재이기도 한 귀뚜라미는 한자어로 실솔(蟋蟀)이라고 불리워졌습니다. 귀뚜라미 실(蟋)에, 귀뚜라미 솔(蟀)입니다. 옛 시에도 귀뚜라미에 관한 시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왕귀뚜라미

* 긴날개여치


울어라 귀뚜라미

한병윤

성긴 올 바람 실로 찌륵찌륵 베를 짠다 

차가운 반달 돛배 북 되어 길을 내고



  시에 표현된 것처럼 귀뚜라미가 마치 바람 실을 짜는 여성으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그 짠 배를 돛으로 하는 반달 돛배가 음을 더 크게 만드는 북이 되어 밤길을 낸다고 점층적으로 표현해냅니다. 그만큼 밤길에 울려 퍼지는 귀뚜라미의 소리가 우렁차게 달밤을 메꾸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적적하고 아름다운 반달이 뜬 밤에 큰 소리로 울고 있는 귀뚜라미는 외로운 뭍사람의 마음을 달래기도 하고 더 감상적으로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왕귀뚜라미는 섭씨 23도씨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또한 19세기 미국의 생물학자인 돌베어가 긴꼬리 귀뚜라미로 15초 동안 우는 횟수에 40을 더해 화씨온도를 구하는 식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북아메리카 원주민들도 귀뚜라미 소리로 온도계 삼아 지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온도에 민감한 곤충이 바로 이 귀뚜라미 일 것입니다.


  귀뚜라미는 앞날개로 소리를 냅니다. 더 정확히는 수컷이 날개 오른쪽을 위로 올리고 쭈글쭈글한 날개를 비비면서 소리를 냅니다. 간혹 소리가 안 나는 저주파 소리의 귀뚜라미 소리는 꼬리털에서 내는 소리입니다. 이 작은 동물이 소리를 낼 때 기생파리류와 같은 천적들이 찾아오기도 해서 소리를 내지 않는 귀뚜라미들도 있다고 합니다. 비록 작은 귀뚜라미이지만 살아가는 전략이 나름 있습니다.


  9월 세 번째 주에 비가 내리면서 온도가 예전보다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밤길에 영등시민공원을 걷다보면 왕귀뚜라미소리, 방울벌레 소리, 알락귀뚜라미소리 등이 들려옵니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걷는데 조금 시원해진 대기를 귀뚜라미 소리가 저를 반겨줍니다. 밤부터 새벽까지 울고 온도가 20도 초반이면 아침 7시까지도 소리가 왕성합니다. 귀뚜라미의 세상이 되겠지요. 그것도 짝을 찾는 세상에서 가장 절절하고 아름다운 소리가 밤 하늘가에 널리 더 크게 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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