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사색] 내가 희망하는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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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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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희망하는 나라는...


글 장시근 대표


 뉴스를 보다 보면 아무리 다이나믹코리아라고 하지만 사건 사고 소식을 너무 많이 접하게 된다. 미디어 특성상 크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건을 우선적으로 보도하니 우리가 알지 못하고 묻히는 사건은 또 얼마나 많을지 짐작도 어렵다.

 이처럼 사건사고를 접하는 기회(?)가 많다보니 내성이 생겨 작은 사고는 공감을 형성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민들이 기억하는 가슴 아픈 사고에는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다가 배가 침몰하여 죽어간 단원고 학생들, 출근길 임시로 쌓아둔 제방둑이 무너져 지하차도를 덮친 오송지하차도 참사, 할로인데이에 구경 나온 젊은이들이 압사당한 이태원 참사 등이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너도나도 대책위를 꾸려 진상규명을 위한 긴급 활동에도 불구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속적으로 발생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사고 발생시 인재인지, 불가항력인지를 넘어 근본적으로 짚고 가야 할 것은, 왜 이런 사고들이 반복되고 근절되지 못하는가이다.


 세월호를 기준으로 이전, 이후가 달라야 하고 이윤보다는 생명을, 돈보다는 사람이 우선인 사회, 거짓은 진실을 이길수없다를 목놓아 외쳤지만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이 전쟁 중도 아닌데, 2023년 대한민국에서 한해 동안 산업 재해수는 13.7만 명이고, 사망자가 2,016명이 발생했다.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를 기억할 것이다. 이 사건은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김용균 씨 사망 이후 이 사건은 전국적인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고, 그 결과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법 제정 이후에도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2025년 6월 2일 대선 하루 전날 김용균씨가 죽어간 같은 사업장에서 또 한 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부발전태안화력발전소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9년 동안 44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하여 6명이 사망한 사업장이다.


 요즘 밥보다는 빵이나 샌드위치를 많이 먹는데 빵을 제조하는 spc그룹이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22년 평택 spc 제빵공장에서 근무하는 젊은 여성노동자가 기계에 끼이면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관계자들은 사고 현장을 가림막으로 막고 생산을 계속하고 빈소에 빵을 보내는 추태를 보여 불매운동까지 일어났었다.

 경영진은 사과하며 1,000억 원을 투자하여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인 샤니 성남공장에서 2023년 8월 8일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2025년 5월 19일에는 시흥 spc 삼립 제빵공장에서 컨베어벨트 가동중 윤활유 주입 작업을 하다 사망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왜 이런 일이 끝도 없이 발생하는가...


 식품회사에서 식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해썹인증을 식약청에서 받아야 제조할 수 있다. 해썹(HACCP)은 식품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생산, 제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제거하거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 중요 관리점을 설정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이다.


 산업재해가 이렇게 자주 발생하고 사망자까지 나온 사업장이 과연 해썹인증을 통과한 사업장일까? 해썹인증을 바로 취소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태안화력발전소와 spc그룹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이전에 사망사고가 발생했을때 반면교사로 삼거나 충분한 반성 없이 노동자를 싼 기계의 부품 정도로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과, 안전 관리에 쏟는 돈보다 사망자에게 지급하는 돈이 더 적다는 사고방식이 아니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이런 산업재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첫째,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해야 한다. 현 중대재해처벌법의 애매한 조항을 수정해서 실질적인 소유자에 대한 처벌이 강력하게 이뤄져야 한다.

 둘째, 사고 발생시 노동부와 경찰이 사건을 수습하는 현 시스템을 벗어나 국가조사위원회를 꾸려 실질적인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가 아침에 출근할 때 저녁에 안전하게 귀가할 거라는 확신이 없다면 어떻게 살겠는가. 매일매일 불안과 두려움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 계엄으로 시작된 내란을 종식 시키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난 겨울의 긴 싸움의 여정은 대선이 끝난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란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특검을 포함, 3특검에 국민의 혈세가 350억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국민이 용인하는 것은 고름을 발라내지 않고는 새살이 돋지 않기 때문이다.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은 뭐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 평범한 시민이 아침에 출근하면 일 끝나고 집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과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이 말끔이 벗겨진 그런 사회를 희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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