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운영자
20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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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대화의 희열 시즌2 김정희


  나에게 ‘관계’는 평생동안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왜 나만 자꾸 삐걱거리는지. 결국 내가 문제라고, 나에게만 원인을 찾고 스스로에게 낙인을 찍어왔던 것 같다. 잘 지내고 싶어서 더 애썼고, 잘 살아내기 위해 더 나를 다그쳤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손에 잡힌 책 속에서 글쓴이가 건네준 한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나도 너처럼 괜찮지 않아.’ 그 말은 조언이나 해결책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큰 공감과 위로가 되었다. 나만 이런 상태가 아니라는 사실, 괜찮지 않은 마음도 나눌 수 있다는 감각이 그제야 조금 숨을 쉬게 해주었다.


  요즘은 온라인에서 조금만 검색하면 ‘좋은 글귀’, ‘좋은 생각’, ‘힘이 되는 노랫말’들이 쉽게 쏟아진다. 말의 형태로 건네지는 위로들이 참 많다. 그런 언어들 사이에서 ‘대화의 희열 시즌2’라는 모임은 작년 7월부터 다섯 명이 각자 역할을 맡아 살아가면서 힘이 되었던 것들을 나누는 자리로 이어져 오고 있다. 무엇보다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 모임의 정체성이다.


  지난 1월 모임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한 회원은 윤동주 시인의 ‘눈(雪’) 시를 읊으며, 누구도 불러주지 않았지만 가장 필요한 순간에 내려와 상처난 자리를 가려주는 눈(雪)처럼 위로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가수 윤도현의 ‘흰수염 고래’를 들려주며 요즘 이 노래로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평범하거나 뒤처진 것 같고,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않는 이유로 느리고, 쓸모없고, 비효율적이라고 평가를 받더라도 그 자체로 위엄있고 아름다운 존재라고 말해주는 노래 같다고, 자신의 마음을 나누어 주었다.

  사실 고백하자면, 나는 아직 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가슴 깊이 와닿지 않는다. 아마도 사람마다 바라는 공감과 위로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관계를 맺는다는 일은, 쉬운 거 같으면서도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희열’ 이라는 이 공간에는 분명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분위기다.


  나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로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을 뿐이다. 지금은 잠시 길을 잃은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이런 나의 모습마저 부끄럽지 않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완벽하지 않아도, 자주 흔들려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그리고 그 말을 믿어도 되는 건강한 관계를 천천히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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