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자연환경실천포럼 6차 연구모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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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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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자연환경실천포럼 6차 연구모임 결과]


자연복원을 넘어 지역사회 회복으로

- 주민이 함께 만들고 관리하는 왕궁 자연환경복원 거버넌스 제안 -


강사 오창환 상임대표(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 일시장소 : 2026년 9월 22일(화) 오후 3시, 익산참여연대 교육장

○ 연구원 참여 : 정선숙(시민행동21), 은 숙(무주자연환경연수원), 원 경(희망연대), 강소영(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박미연(전북생명의숲),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이상민(익산참여연대)



▣ 6차 포럼 개요

제6차 포럼은 그동안의 논의를 바탕으로 왕궁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고 관리하기 위한 주민 거버넌스 구축 방안을 다루었다. 발제자는 현재 사업구상의 한계를 짚고 일본 비와호, 호주 Living Bung Yarnda, 스코틀랜드 Eddleston Water 사례를 토대로 ‘왕궁형 주민거버넌스’와 7대 정책제안을 제시하였다. 발제에 앞서 참석자들은 ‘새만금 수질개선에서 출발해 어부지리로 자연복원까지 온 사업’, ‘선포는 국가가 했지만 채워야 할 것은 지역’, ‘최초의 재자연화 테스트베드’ 등 그간의 소감을 나누었고, 모니터링 현장(주교제)의 악취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오염이 아직 다 해소되지 않았다는 인식도 공유되었다.


Ⅰ. 발제 내용


▣ 왕궁 복원은 시설이 아니라 생태계의 기능을 회복하는 사업이다

왕궁은 집단 축산으로 토양·수질·악취 문제가 누적된 뒤 축사 매입·철거를 거쳐 현재 예타 단계에 있다. 지향점은 생태계 기능 회복, 주민 공동관리, 지역사회·경제 회복이지만 현 구상은 경제 회복이 앞서 있다. 기본 방향은 산림–농경지–습지–하천의 연속적 복원, 주교제·용호제·학평제와 수로·서식처 기능 회복, 생물다양성·수질·경관·생태계서비스의 통합 평가, 한센인 정착촌 등 역사·문화적 기억의 존중, 복원 후 관리까지 포함한 장기 운영체계이다.


발제자는 현 구상의 한계로 두 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 생산유발 1,300억 원, 부가가치 575억 원 등 경제효과가 과장되어 주민 기대를 부풀리고, 예산이 센터·기념관 등 건물에 집중되어 운영할 사람 없는 시설로 끝날 위험이 있다. 둘째, 운영관리계획에서 주민은 설명회를 듣는 ‘객(客)’에 머물러 사업 주체가 떠나면 관리도 끝나는 구조이다. 이 밖에 복원 후 20~30년의 사후관리, 고령화, 농민·토지소유자와의 갈등, ‘예쁜 공원’으로의 변질, 유역 오염원 관리, 주민소득 과장 등을 위험요인으로 들었다.



▣ 해외 사례가 주는 교훈

일본 비와호에서는 주변 산림의 간벌목·대나무로 파랑 완화시설과 말뚝 구조물을 만들어 갈대 서식환경을 복원하고, 주민이 작업에 직접 참여하였다. 20년간의 갈대 식재가 부진하자 Friends of Lake Biwa 등 NGO의 방식을 공공기관이 받아들였으며, NGO는 주민–전문가–행정을 잇는 중간 역할을 하였다. 브랜드 쌀, ‘물고기의 요람 논’, 로컬푸드, 민박, 생태관광 등 여러 소득원이 연결되었으나 어느 하나가 소득을 크게 늘린 것은 아니었다. 발제자는 이를 ‘생태복원 → 주민관리 → 생태가치 증가 → 교육·관광 → 지역상품 → 주민소득 → 관리 의욕 → 환경 개선’의 순환 모델로 제시하며, 관광·소득이 앞서면 실패한다고 강조하였다.


호주 Living Bung Yarnda는 주민을 ‘환경관리의 대상’에서 ‘환경관리자’로 바꾼 사례이다. 주민이 지도에 중요한 장소를 표시해 19개 지도에서 공통 관심사를 도출하고, 직접 조사와 포토보이스(Photovoice)로 경험을 데이터와 이야기로 전환하였으며, 전문가는 촉진자·연결자 역할을 하였다. 왕궁에는 Vision(주민 생태·문화지도), Knowledge(구술·사진·시민과학), Narrative(자연사·농업·정착촌 역사), Capacity(교육 → 주민생태관리단)의 4단계를 적용할 수 있으며, 어르신의 기억·청년의 기술·전문가의 과학·행정의 제도가 결합되면 고령화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스코틀랜드 Eddleston Water는 유역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20개 이상의 농장과 작은 자연형 사업을 분산 시행하였다. 중간조직 Tweed Forum이 농가를 직접 찾아가 농민의 사정을 먼저 듣고, 참여 의사가 있는 농가부터 작은 사업을 시작했으며, 행정 부담을 대신 지고 농가가 손해 보지 않도록 설계하였다. ‘옆 농장이 해봤더니 괜찮더라’는 신뢰가 10여 년에 걸쳐 참여를 넓혔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공동계획, 주민 실행, 지역지식 활용, 공동 모니터링, 주민 주도의 장기관리이며, 현 왕궁 구상에는 이것이 대부분 빠져 있다.


▣ 왕궁형 주민거버넌스 6단계와 참여 원칙

발제자는 ①주민생태·문화 조사로 주민의 목소리를 먼저 모으고 ②기초·현장·시민과학·관리교육으로 역량을 보완하며 ③포럼을 중심으로 중간지원조직을 만들고 ④주민생태모니터링, 작은 습지 복원, 왕궁 기억–미래 프로젝트, 생태탐방 등 작은 시범사업으로 신뢰를 쌓은 뒤 ⑤주민생태관리단을 구성하고 ⑥협동조합 등 독립적인 관리조직으로 발전시키는 6단계를 제시하였다. 특히 중간지원조직은 순서상 세 번째이지만 가장 먼저 있어야 하며, 사업비가 건물이 아니라 중간조직 활동과 주민 보상에 배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예타 지연은 오히려 준비기간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거버넌스의 핵심은 ‘참여의 양’이 아니라 ‘주민의 역할’이다. 농민의 고령화, 시간 부족, 기회비용, 전문성 부족을 고려하여 회의 최소화, 농번기 회피, 1~2시간 단위의 짧은 참여, 전문가의 조사 부담, 활동비·생태계서비스지불(PES) 등의 보상, 역할 선택권을 보장하는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 로드맵과 7대 정책제안

로드맵은 준비(2026), 기본계획(2026~27, 공동계획), 설계·시공(2027~33, 모니터링·시범관리), 운영(2033 이후, 공동관리)이며, 2033년 사업 종료가 주민참여의 종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 7대 정책제안은 ①민관협의체의 조속한 구성 ②예타·기본계획에 주민참여와 장기 운영관리계획 반영 ③주민생태관리단·모니터링단 시범 운영 ④PES와 주민 생태관리활동 연계 ⑤역사·문화·생태를 연결한 환경교육·탐방 ⑥복원 이후 운영주체와 재원의 초기 설계 ⑦왕궁–익산천–만경강–새만금 유역 복원 모델 검토이다.



Ⅱ. 토론 주요 내용

참석자들은 이번 발제가 사업을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시민사회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사업 안으로 들어갈지를 다룬 실질적인 이야기였다고 평가하며, 왕궁의 현실에서 누가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 의제 1. 복원의 목표에 대한 합의가 없다

복원의 의미가 주체마다 다르다는 점이 근본 문제로 지적되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보호지역 30% 확대 목표, 용역 기관은 예타 통과를 위한 경제성, 익산시는 에덴 프로젝트·센터 같은 랜드마크 효과(에덴 관련 실사·디자인 용역 약 7억 원 집행), 포럼은 생태적 복원에 무게를 둔다. 복원센터와 달리 방문자센터는 관광을 전제로 해 사업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 제기되었고, 기존 하드웨어가 유지관리 없이 방치된 경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복원은 옛 모습 재현이 아니라 필요한 가치가 담긴 자연 상태를 찾는 일이며, 그 모델은 익산 시민이 함께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 의제 2. ‘주민’은 누구인가

축사단지 매입으로 경제활동 주체였던 주민은 보상을 받고 떠나 공동화되었고, 한센인 정착촌은 의식주를 지원받는 구조여서 참여 주체를 찾기 어렵다. 약 13년에 걸친 토지 매입이 복원계획 없이 진행되어 2020년 무렵 마무리되면서 이해당사자가 형성될 계기도 사라졌다. 약 50만 평 중 곳곳에 남은 사유지의 토지주가 실질적 주민일 수 있으나, 생태축 연결을 위한 매입에는 지자체 재정 여력이 부족하다. 발제자는 사람이 떠난 공간을 자연 상태로 두거나, ‘주민’의 범위를 주변 지역과 시민사회로 넓히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정리하였다.


▣ 의제 3. 중간지원조직을 요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주민참여’는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요구이므로 이를 제도화할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은 선명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권한·재정 없는 협의체는 형식에 그칠 수 있고, 중간조직은 누군가 먼저 역할을 하면서 형성되는 것이므로 누가 나설지에 대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발제자는 익산에 단체는 많지만 활동가가 부족한 점을 기회로 삼아, 여러 단체가 활동가를 참여시키고 지원받는 방식으로 중간조직 내 지분을 확보하면 시민단체도 활성화되고 예타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 의제 4. 예타 국면에서의 대응 시점과 전략

익산시는 예타 통과 전까지 지역의 논란을 부담으로 여기고, 기후부는 예타 미통과를 이유로 대화에 소극적이며, 지방환경청은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시민사회는 논의에서 철저히 밖에 있다. 예타 이후에 의견을 모으면 늦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예타 통과 후 지역 요구의 공방 국면이 열릴 것이므로 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발제자는 예타 서술은 일정 부분 타협하되 2천억 원대 사업비의 1%(약 20억 원)만이라도 중간조직과 주민 활동에 쓰도록 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예타 불발 가능성과 그에 대한 대응, 기업 재원 유치, 센터를 작게 나눈 시범 추진도 검토 과제로 제시되었다.


▣ 의제 5. 시민의 안(案)을 먼저 만들자

행정이 들어줄지를 따지기 전에 시민의 힘과 안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조되었다. 아이디어 공모전, 시민 워크숍, 대학 조경설계 프로젝트 등으로 시민이 왕궁의 미래를 함께 그리게 하고, 모아진 안을 환경부 안과 맞세울 때 거버넌스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관련 단체가 먼저 모여 공동 의제로 삼을지 결정하는 전주의 방식도 소개되었다. 당장의 창구로는 희망연대 시민과학 모니터링 결과를 익산시와 공동 발표하고, 지방환경청·기후부를 초청해 그간의 복원 관련 사업에 대한 평가를 듣는 자리를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다.


▣ 기타. 향후 일정

예타 완료는 빨라야 내년 1분기로 늦어질 전망이다. 종합토론은 행정의 참여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그간의 주제 가운데 3~4개를 골라 참석자들이 직접 발제·정리하는 방식으로 검토하고, 10월 20일(화) 개최로 잠정 합의하였다.


Ⅲ. 종합 시사점

이번 포럼은 왕궁 복원의 성패가 복원 공사보다 ‘복원 이후 누가 관리하는가’에 달려 있으며, 주민을 공동계획·공동실행·공동관리의 주체로 세우는 신뢰받는 중간조직이 핵심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동시에 복원 목표의 불일치, 주민의 공동화, 행정과의 소통 부재라는 왕궁의 현실적 제약도 드러났다.


따라서 포럼은 예타 지연을 준비기간으로 삼아 주민의 범위를 주변 지역과 시민사회로 넓히고, 스스로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먼저 수행하며, 시민의 안을 만들어 중간조직과 민관협의체의 제도화를 요구해 나가야 한다. 10월 종합토론에서는 여섯 차례의 논의를 정리해 7대 정책제안을 지역사회의 공동 요구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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