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제 도입을 통한 지역 대표성 보장의 필요성

운영자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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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KBS


양원제 도입을 통한 지역 대표성 보장의 필요성


이상민 사무처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 논의는 개헌이라는 과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이르게 했다. 1987년 이후 누적된 사회 개혁 과제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헌의 주요 논점은 대통령과 검찰권 등 과도한 행정 권력의 분산과 견제가 될 것이다.


 과도한 행정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하는 방향으로 국회와 지방분권 강화를 주요 축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논의의 바탕에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균형 발전이 자리 잡아야 한다. 현재 인구비례에 따른 국회의원 선출 방식은 비수도권 의석 감소와 수도권 의석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면서 정책 결정에서 수도권 중심의 정치 지형이 강화되고 있다.


 수도권은 정치, 행정,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권한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일극화 해소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란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과정인 만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석 구성 문제는 매우 현실적인 쟁점이다. 이번 개헌에서는 국회 권한 강화가 불가피하며, 더 나아가 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 대표성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수도권 인구는 전체의 50%를 넘어섰으며, 수도권 지역구 의석 비율은 48%에 달한다. 여기에 비례대표 의원들의 수도권 대표성과 정치적 위상을 포함하면 비수도권 지역의 대표성은 산술적으로 40%를 넘기 어렵다. 이러한 국회의 의석 구성은 균형 발전 전략과 자원 배분에서 비수도권 대표성을 약화시키고, 수도권 집중화와 비수도권의 인구 감소 및 지역 소멸을 가속화 할 것이다.


 전북 지역은 총선 시기마다 의석 감소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의 국회의원 의석수는 과거 24석에서 현재 10석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도 비례대표 의석 1석을 줄이는 정치 협상을 통해 겨우 한 석을 지켜냈다. 앞으로 비수도권 의석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며, 전북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많은 정치 선진국 역시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문제를 겪어왔다. 특히 연방국가는 지역 대표성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를 양원제로 구성하고 있다. 상원은 지역 대표성을 담당하고, 하원은 인구 대표성을 기본으로 하여 인구와 지역 간 정치적 대표성을 보장한다.


 국가마다 양원제 도입의 역사적 과정과 문화에 따라 구성과 역할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구와 지역 대표성을 보장한다는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의회는 하원이 인구 대표성을, 상원이 지역 대표성을 담당한다. 상원의 경우 각 주에서 동일하게 2명의 의원을 선출하여 철저히 지역 대표성을 보장한다. 독일은 상원을 구성할 때 인구를 기준으로 하되 지역 대표성을 기본으로 한다. 예컨대, 인구 200만 이하인 주는 3명, 200만~600만 이하는 4명, 600만~700만 이하는 5명, 700만 이상은 6명으로 의원 수를 배정한다.


 한국에서는 선거 때마다 주요 정당 간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선거구 조정 문제가 반복되며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현행 단원제로는 지역 대표성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수도권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양원제 도입을 개헌의 주요 의제로 논의해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정당 구조에서 선의를 기대하기보다는 비수도권 연대를 통해 논의를 주도하고 관철해야 한다.


 정치적 지역 대표성을 보장하는 문제는 여야나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구도의 문제이다. 지역 균형 발전과 인구 및 지역 소멸 문제 해결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고려할 때, 양원제 도입으로 지역 대표성을 보장하자는 주장은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물론 우리는 정부 수립 이후 단원제 국회의원 선거에 익숙해져 있어 양원제 도입 논의는 새로운 정치 문화를 수용해야 하는 낯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정치는 논리보다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아직 정치권에서도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지만,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양원제 도입 필요성을 의제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권은 비수도권 연대를 통해 양원제 도입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고 정당별로 논의를 활성화하며 개헌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특히 다가올 조기 대선에서는 반드시 정당 정책이나 후보자 공약으로 이를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소한 양원제 국회 구성이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지만, 이는 한국 정치 구조 개혁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106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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