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울수록 편안하다?
글 이영훈 지도위원
삶을 관조한 선사들이나 인생 선배님들이 내놓는 말씀 중에 그래도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고, 근래 들어서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간혹 튀어나오는 말도 그렇고 이제 비울 때가 되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지도 꽤 되는 것 같고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왜 편안할까? 알듯 말듯 아직은 잘 모르겠다. 비우면 허전할 거 같은데......
온전히 비운다는 것. 살아서는 어려울 것이고, 조금씩은 비울 수 있겠거니 하는데 그렇다고 복잡한 세상살이 많은 것들을 지난 세월만큼이나 채우며 살았는데 이것을 어찌 비울 수 있을지 쉽지 않은 일이다. 부담을 더는 의미에서 비운다기보다 조금 덜어내는 정도는 어떨까?
얼마 전에 봄맞이한다고 집안청소를 했다. 특히 진열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책들을 솎아냈다. 다음에 또 읽겠지 하고 모아놓은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절과 어울리지 않는 책이나 어차피 읽을 것 같지 않은 책들을 골라서 폐지로 보냈다. 어떤 책은 아깝기도 하고 어떤 책은 한 번 더 봐달라고 애절하게 쳐다보는 듯 했지만 눈 딱 감고 버렸다. 하지만 그래도 비워놓고 보니 허전한 듯? 좋아 보였다.
그런데 책장을 비운 지 두어 달 지나면서 비었던 공간에는 빠르게 또 다른 책들로 채워지고 한편에는 바닥에 쌓이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
역시 비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비우는 것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뭐냐면 결국 욕심을 내려놓지 않으면 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살면서 욕심을 놓기가 그리 쉽던가.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은 냉장. 냉동고를 보면 알 수 있고, 입는 것에 대한 욕심은 옷장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채우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게 욕심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헛된? 욕심이라 하는지도 모른다. 채워지지도 않을 욕심을 끝까지 부리며 인생을 허비한다는 뜻일 거다.
어느 정도에서 만족하고 경계를 지어야 하는지는 본인이 정할 일이다. 한마디로 답이 없다. 채우고, 비우는 일도 스스로 할 일이다.
비우면 다시 차고, 비우면 다시 채워지는 것이 인생인지도. 그래서 새롭게 무엇을 하려거든 비워야 하고, 또 비워야 새롭게 무엇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비우고 채우는 속에서 삶이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삶의 여백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없어 쫓기듯 하루를 사는 고달픈 삶이라지만, 무기력하게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일을 위해 살지 않고, 나를 위해 살고자 한다면,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있어야 휴식이고 힐링이고 재충전이다.
기존에 하던 일, 일부를 덜어내야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직장 다니고 사업하면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비워야 내 삶에도 빛이 든다.
비웠더니 허전하더라 그러면 곧 채워갈 것이고, 비웠더니 편안하더라 그러면 꾸준히 비우려 할 것이다. 살면서 “뭐가 정답이다.”라고 하는 게 별로 없듯이 이것도 그렇더라. 결국, 마음이 문제다.
세월이 흘러 마음도 몸도 아래로 내려갈 즈음에, 와 닿는 글귀 하나 놓고 널뛰는 마음 가만히 들여다본다.
비울수록 편안하다?
글 이영훈 지도위원
삶을 관조한 선사들이나 인생 선배님들이 내놓는 말씀 중에 그래도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고, 근래 들어서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간혹 튀어나오는 말도 그렇고 이제 비울 때가 되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지도 꽤 되는 것 같고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왜 편안할까? 알듯 말듯 아직은 잘 모르겠다. 비우면 허전할 거 같은데......
온전히 비운다는 것. 살아서는 어려울 것이고, 조금씩은 비울 수 있겠거니 하는데 그렇다고 복잡한 세상살이 많은 것들을 지난 세월만큼이나 채우며 살았는데 이것을 어찌 비울 수 있을지 쉽지 않은 일이다. 부담을 더는 의미에서 비운다기보다 조금 덜어내는 정도는 어떨까?
얼마 전에 봄맞이한다고 집안청소를 했다. 특히 진열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책들을 솎아냈다. 다음에 또 읽겠지 하고 모아놓은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절과 어울리지 않는 책이나 어차피 읽을 것 같지 않은 책들을 골라서 폐지로 보냈다. 어떤 책은 아깝기도 하고 어떤 책은 한 번 더 봐달라고 애절하게 쳐다보는 듯 했지만 눈 딱 감고 버렸다. 하지만 그래도 비워놓고 보니 허전한 듯? 좋아 보였다.
그런데 책장을 비운 지 두어 달 지나면서 비었던 공간에는 빠르게 또 다른 책들로 채워지고 한편에는 바닥에 쌓이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
역시 비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비우는 것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뭐냐면 결국 욕심을 내려놓지 않으면 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살면서 욕심을 놓기가 그리 쉽던가.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은 냉장. 냉동고를 보면 알 수 있고, 입는 것에 대한 욕심은 옷장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채우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게 욕심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헛된? 욕심이라 하는지도 모른다. 채워지지도 않을 욕심을 끝까지 부리며 인생을 허비한다는 뜻일 거다.
어느 정도에서 만족하고 경계를 지어야 하는지는 본인이 정할 일이다. 한마디로 답이 없다. 채우고, 비우는 일도 스스로 할 일이다.
비우면 다시 차고, 비우면 다시 채워지는 것이 인생인지도. 그래서 새롭게 무엇을 하려거든 비워야 하고, 또 비워야 새롭게 무엇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비우고 채우는 속에서 삶이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삶의 여백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없어 쫓기듯 하루를 사는 고달픈 삶이라지만, 무기력하게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일을 위해 살지 않고, 나를 위해 살고자 한다면,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있어야 휴식이고 힐링이고 재충전이다.
기존에 하던 일, 일부를 덜어내야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직장 다니고 사업하면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비워야 내 삶에도 빛이 든다.
비웠더니 허전하더라 그러면 곧 채워갈 것이고, 비웠더니 편안하더라 그러면 꾸준히 비우려 할 것이다. 살면서 “뭐가 정답이다.”라고 하는 게 별로 없듯이 이것도 그렇더라. 결국, 마음이 문제다.
세월이 흘러 마음도 몸도 아래로 내려갈 즈음에, 와 닿는 글귀 하나 놓고 널뛰는 마음 가만히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