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하세, 새만금 해수유통!!!
박정희 추진위원
새만금호 상시해수유통 전북도민서명운동본부
지난 9월4일 새만금 상시해수유통 전북도민서명운동본부는 새만금 상시해수유통을 염원하는 전북도민 2만1,497명을 비롯한 2만5,680명의 서명을 전라북도와 새만금위원회에 전달했다. 4월 20일 부안 해창갯벌에서 서명운동 발대식을 가진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정부가 새만금 담수호 수질개선에 4조원이 넘는 예산을 썼으나 현재와 같이 –1.5m를 유지하는 일시적 배수갑문 개방이라는 인위적인 해수유통으로는 새만금호의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됐다. 새만금호 내 녹조화, 수온 증가 등으로 인해 해파리가 급증하고 일시적인 해수유통은 오롯이 지역 어민들의 피해가 되었다. 따라서 새만금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지속적으로 개방하는 상시 해수유통이 새만금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명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자료는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상시해수유통을 할 때만 해도 바다가, 갯벌이, 많은 뭇 생명들이 살아있었음을 확인하여 준다. 발대식에서 오동필 시민생태조사단장님이 했던 발언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지금 보면 세상이 바뀌고, 새만금이 달라지고 있다. 새만금 공사 어차피 다 끝난 것 아니냐고들 말하지만 많은 점들이 달라지고, 또 달라질 기회가 있다. 이런 변화는 정치권에서 한 일이 아니다. 여기 모인 한 사람 한사람, 그리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여 바꿔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새만금 바다와 생명을 위해 애써온 많은 분들의 투쟁의 의미를 드러내는 말이다.
발대식 이후 추진위원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새만금 바다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새만금 문제의 실상을 알리고 뜻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정책기획팀에선 전북 어민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와 ‘새만금 해수유통이 해양생태계와 전북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였고, 보건의료노조에서는 조합원 교육 중 서명을 받아주셔서 서명인 수를 늘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많은 추진위원들이 도민들에게 알리고 서명을 받기 위해 전주국제영화제, 고창바지락 축제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출동하였다.
나는 추진위원으로 이름은 올렸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을 보태지 못해 항상 죄스러운 마음이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전주 도청에서는 새만금 해수유통의 필요성을, 군산에서는 훨씬 오래 전부터 새만금신공항의 문제에 대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무풍지대인 익산에서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는데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엄청난 추진력과 마당발을 가진 최현화 추진위원님이 ‘언니, 우리 둘이서라도 영등동 하나은행 앞에서 서명 받아볼까?’ 하고 제안해 왔다. 새만금 상시해수유통 익산서명운동본부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서명을 많이 받는 것에 연연해하지 말고 새만금 사업의 허구성과 상시해수유통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함열에 사는 손인범 추진위원님이 함께 하겠다고 하셨고 참여연대 김란희 님도 단체 동의를 받아 결합해 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했다.
오후 5시가 되면 나는 수라갯벌에 사는 멸종위기종 저어새, 검은머리 물떼새, 검은머리 갈매기, 황조롱이와 함께 집을 나섰다. 흔히 볼 수 없는 이 새모자는 은근히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잡기에 유용했다. 평화바람에서 가져온 이 새모자들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재판에 맞춰 수라갯벌에 사는 생명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2023년에 100개를 만든 사연 많은 아이들이다. 조금 기다리다 보면 최현화 님이 지인에게 얻은 캠핑 테이블과 홍보물, 서명 용지를 웨건에 싣고 횡단보도를 건너온다. 끝나자마자 수업하러 튀어가야 했지만 항상 통통 튀는 밝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려 주었다. 김란희 님도 모현동에서 왔다가 회의 때문에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되는 번거로움에도 함께해 주었다. 특유의 진지함과 성실함은 우리에게 든든함을 주었다. 고정 멤버 외에 한 번씩 합류해 주신 분들도 큰 힘을 주었다. 우리 한 사람의 말 한마디가 새만금의 생명과 바다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더위를 잊게 했다. 노장 손인범 님은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맨투맨 작전으로 김밥론을 설파하셨는데 ‘맛있는 김밥을 맘 놓고 먹으려면 바다가 살아야 하고 바다를 살리는 일에 함께 하자’가 그것이다.
뜻은 동의하는데 개인정보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도 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해주시는 시민들을 보며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제일 보람 있었던 순간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진지하게 설명을 듣는 아이들을 만날 때였다. 너무 이쁜 이 아이들이 있어 지구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만나는 사람 눈높이에 맞춰 좀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도 했고 우리의 실력(?)도 조금씩은 나아졌던 것 같다.
폭염으로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들고 서명인 수가 많이 늘지 않아 힘이 빠질 즈음, 천주교 전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에서 함께 하면서 동력이 되어주셨다. 성당에서 신자들에게 서명을 받아주셨고 해창갯벌에서는 신부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매주 새만금생태계복원기원 월요미사를 드리고 있다.
상시 해수유통으로 서해 바다와 갯벌이 살아나고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25,680명의 서명이 완료되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부, 전라북도와 새만금위원회가 새만금 사업에 대한 발상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바다와 갯벌은 우리가 가진 엄청난 자산이다. 기후재난 시대에 숲보다 50배나 되는 훌륭한 탄소흡수원이고, 어족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도 자료가 말해준다. 순천처럼 갯벌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흐르는 물을 막아서 바다와 생명을 죽여가며 이 사업을 계속 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105호 기고글에 실렸습니다.
상시하세, 새만금 해수유통!!!
박정희 추진위원
새만금호 상시해수유통 전북도민서명운동본부
지난 9월4일 새만금 상시해수유통 전북도민서명운동본부는 새만금 상시해수유통을 염원하는 전북도민 2만1,497명을 비롯한 2만5,680명의 서명을 전라북도와 새만금위원회에 전달했다. 4월 20일 부안 해창갯벌에서 서명운동 발대식을 가진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정부가 새만금 담수호 수질개선에 4조원이 넘는 예산을 썼으나 현재와 같이 –1.5m를 유지하는 일시적 배수갑문 개방이라는 인위적인 해수유통으로는 새만금호의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됐다. 새만금호 내 녹조화, 수온 증가 등으로 인해 해파리가 급증하고 일시적인 해수유통은 오롯이 지역 어민들의 피해가 되었다. 따라서 새만금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지속적으로 개방하는 상시 해수유통이 새만금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명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자료는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상시해수유통을 할 때만 해도 바다가, 갯벌이, 많은 뭇 생명들이 살아있었음을 확인하여 준다. 발대식에서 오동필 시민생태조사단장님이 했던 발언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지금 보면 세상이 바뀌고, 새만금이 달라지고 있다. 새만금 공사 어차피 다 끝난 것 아니냐고들 말하지만 많은 점들이 달라지고, 또 달라질 기회가 있다. 이런 변화는 정치권에서 한 일이 아니다. 여기 모인 한 사람 한사람, 그리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여 바꿔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새만금 바다와 생명을 위해 애써온 많은 분들의 투쟁의 의미를 드러내는 말이다.
발대식 이후 추진위원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새만금 바다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새만금 문제의 실상을 알리고 뜻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정책기획팀에선 전북 어민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와 ‘새만금 해수유통이 해양생태계와 전북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였고, 보건의료노조에서는 조합원 교육 중 서명을 받아주셔서 서명인 수를 늘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많은 추진위원들이 도민들에게 알리고 서명을 받기 위해 전주국제영화제, 고창바지락 축제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출동하였다.
나는 추진위원으로 이름은 올렸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을 보태지 못해 항상 죄스러운 마음이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전주 도청에서는 새만금 해수유통의 필요성을, 군산에서는 훨씬 오래 전부터 새만금신공항의 문제에 대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무풍지대인 익산에서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는데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엄청난 추진력과 마당발을 가진 최현화 추진위원님이 ‘언니, 우리 둘이서라도 영등동 하나은행 앞에서 서명 받아볼까?’ 하고 제안해 왔다. 새만금 상시해수유통 익산서명운동본부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서명을 많이 받는 것에 연연해하지 말고 새만금 사업의 허구성과 상시해수유통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함열에 사는 손인범 추진위원님이 함께 하겠다고 하셨고 참여연대 김란희 님도 단체 동의를 받아 결합해 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했다.
오후 5시가 되면 나는 수라갯벌에 사는 멸종위기종 저어새, 검은머리 물떼새, 검은머리 갈매기, 황조롱이와 함께 집을 나섰다. 흔히 볼 수 없는 이 새모자는 은근히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잡기에 유용했다. 평화바람에서 가져온 이 새모자들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재판에 맞춰 수라갯벌에 사는 생명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2023년에 100개를 만든 사연 많은 아이들이다. 조금 기다리다 보면 최현화 님이 지인에게 얻은 캠핑 테이블과 홍보물, 서명 용지를 웨건에 싣고 횡단보도를 건너온다. 끝나자마자 수업하러 튀어가야 했지만 항상 통통 튀는 밝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려 주었다. 김란희 님도 모현동에서 왔다가 회의 때문에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되는 번거로움에도 함께해 주었다. 특유의 진지함과 성실함은 우리에게 든든함을 주었다. 고정 멤버 외에 한 번씩 합류해 주신 분들도 큰 힘을 주었다. 우리 한 사람의 말 한마디가 새만금의 생명과 바다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더위를 잊게 했다. 노장 손인범 님은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맨투맨 작전으로 김밥론을 설파하셨는데 ‘맛있는 김밥을 맘 놓고 먹으려면 바다가 살아야 하고 바다를 살리는 일에 함께 하자’가 그것이다.
뜻은 동의하는데 개인정보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도 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해주시는 시민들을 보며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제일 보람 있었던 순간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진지하게 설명을 듣는 아이들을 만날 때였다. 너무 이쁜 이 아이들이 있어 지구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만나는 사람 눈높이에 맞춰 좀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도 했고 우리의 실력(?)도 조금씩은 나아졌던 것 같다.
폭염으로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들고 서명인 수가 많이 늘지 않아 힘이 빠질 즈음, 천주교 전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에서 함께 하면서 동력이 되어주셨다. 성당에서 신자들에게 서명을 받아주셨고 해창갯벌에서는 신부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매주 새만금생태계복원기원 월요미사를 드리고 있다.
상시 해수유통으로 서해 바다와 갯벌이 살아나고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25,680명의 서명이 완료되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부, 전라북도와 새만금위원회가 새만금 사업에 대한 발상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바다와 갯벌은 우리가 가진 엄청난 자산이다. 기후재난 시대에 숲보다 50배나 되는 훌륭한 탄소흡수원이고, 어족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도 자료가 말해준다. 순천처럼 갯벌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흐르는 물을 막아서 바다와 생명을 죽여가며 이 사업을 계속 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105호 기고글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