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한 몸에 안은 ‘안철수의 생각’

익산참여연대
2012-07-23
조회수 1217

 

기대 한 몸에 안은 ‘안철수의 생각’

 

 

대선출마를 둘러싼 안개 속 행보로 설왕설래를 불러 일으켰던 안철수원장의 생각은 무엇일까? 여야의 정치권은 물론 언론매체가 작은 몸짓, 행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안철수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애태웠던 시간들. 누구는 나온다고 하고, 누구는 나오지 말라고 하고.....  국민들조차 어찌할지 궁금증이 더해가는 즈음에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이 나왔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선풍이다. 역대 최고란다. ‘새로운 현상’으로 불리는 국민들의 이 갈증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사실 책에서 밝힌 내용을 정리한 언론보도의 요약과 대선주자별, 정당별 비교를 보면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 그리고 그 당의 대선주자와는 큰 차이없이 대동소이할 뿐이다. 물론 이것만이 다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여야를 떠나 기왕의 정당이나 대선주자와 달리 폭발적인 지지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대는 실망을 낳고 어느덧 축적된 피로감으로 절망이 되었다. 오늘날 정치의 현주소다. 국민들이 보기에 정치는 더 이상 희망이 아니다. 야당은 구태의연하고 힘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당이든, 어떤 정치인이든 차이는 작은 것이고, 실제 그들이 보여 온 모습에서는 크게 달리 보이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아닐까.  “그 놈이 그 놈이다” “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식 말이다. 안타깝게도 제도정치와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한계점에 도달했다. 그래서 믿음을 줄 만한 새로운 누군가가 필요하다. 국민의 아픔 속을 도닥 거려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와 격려가 될 만한 누군가 말이다. 말만 번드르르한 사람이 아니라 살아온 역정이 그대로 기대와 믿음이 되는 사람. 그곳에 안철수가 있었다.

 

 

학생 때 누구나가 선호하는 의사의 길보다는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하고 결정한 일.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쏟아 컴퓨터 백신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일. 그러면서도 정상을 누리지 않고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서고 후대양성을 위해 학계에 몸 담은 일.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누구보다 힘들어 하는 청년대학생들에게 다가서며 나눔과 희망을 만들었던 일. 개인 주식을 처분하여 막대한 재정의 재단설립을 실천한 일. 오세훈시정에 실망하여 보궐선거에 나서려다 박원순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한 일... 등등

 

 

모두가 이야기하고 옳다고 하는 일이지만 실천에 주저하거나 회피하며, 때론 역행하는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모습으로는 하나하나가 쉬워 보이지 않을 일들이다. 특히 요즘처럼 부정과 비리, 야합과 거짓말이 일상이 되어버린 혼탁한 시대에서 국민들에게 비친 안철수의 삶은 기대와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겠는가.

 

 

정치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나 일단 출마선언이후 지켜볼 일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해 보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질투와 부러움의 소산이 아닐까.
사실 그가 대선에 출마하든 안하든 전적으로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그의 삶이 보여주듯 또 다른 여정에 나서는 것도 그의 몫이고, 그 길에서 만나는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몫도 그의 몫이다. 대선 후보 면면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살아온 삶에 있어서는 그 어떤 후보보다 잘 검증되고 준비된 사람이지 않은가.

 

 

그래서 바램이 있었다. 만일 그가 후보로 나서고 정치에 뛰어 든다면, 지금까지의 삶이 그렇듯 다른 후보들과는 다른 정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영논리의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프레임에 갇히지 않을 것이란 믿음도 생겨났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진영논리와 특정 프레임에 갇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기성 정당정치의 폐단이 무엇이고, 정치인의 잘못된 행태가 무엇인지를 짚어보면 될 일이다. 살아온 삶처럼 ‘안철수답게’ 정치를 준비하고 들어가서 후보가 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게 어렵다. 정치에 목맨 사람들이 가만히 두질 않는다. 온갖 잡탕이 되기 십상이다. 자신의 이력에 맞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감동과 희망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이러저러한 지지모임이 만들어지고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일단 많으면 좋은 것인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그간 숱한 새로운 인물들이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 말았던 역사가 있다. 하지만 박원순시장처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안철수의 생각’이 감동과 희망을 주는 행보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더운 여름 이겨내보자, 결국 시원한 가을바람이 오고야 마는 자연의 섭리처럼...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좋은정치시민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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