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현상’을 통해서 바라본 시민정치의 새로운 시대와 정당정치

익산참여연대
20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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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현상’을 통해서 바라본-
시민정치의 새로운 시대와 정당정치

 

 

안철수원장의 출마선언이 임박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당장 출마와 관련하여 빨리 나오라는 사람이 있고 일부에서는 껄끄럽게 생각하는 층도 보인다. 진보개혁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안철수현상’이 특정개인의 것이 아님에도 이를 개인화 하는 경향에 대한 우를 표명하며, 출마에 부정적인 정치부기자의 글을 한겨레 지면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또한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해온 최장집교수의 경우 ‘안철수’ 개인에게 집중되는 정치흐름은 정당정치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도 했다.

 

출마와 선거 관련한 몇 가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사실 모두 각각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민주통합당으로 후보와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루고 이후 입당하여 정당후보로 대선에 임하자는 요구가 상당하다. 정당정치에 몸담았거나 기존 정당질서에 익숙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러한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는 지지력의 확장과 결집 가능성을 닫는 꼴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통합당에 실망하고 있고 이는 그들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미 낡은 정치의 극복을 새로운 방향으로 세운 마당에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할 이유는 없다. ‘안철수현상’으로 표현되는 국민들의 기대와 열망을 믿어야 한다. 기존의 틀과 제도, 내용으로는 새로운 싹을 만들 수 없다. 어렵지만 새로운 길로 가야한다. 그렇다고 보이지 않는 지지와 여론만으로 선거를 치룰 순 없다.

 

대통령선거는 권력의 성격과 주체, 내용을 결정짓는다. 아무리 뛰어나도 한 개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남다른 지도력이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받쳐주는 정치세력이다.


일단,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있는 세력들을 하나의 세력으로 모아야 한다. 서울과 광주 등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시민연합 정부론이 힘을 받는 이유다.

 

시민연합정부는 민주통합당과 진보정당 등의 정당세력과 시민사회세력, 안철수원장 세력 등이 하나의 공동집권 체계를 갖추자는 것이다. 이들 세력의 힘으로 선거를 치루고 이후 집권과 국정수행 주체가 되자는 것이다.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된 대통령제하에서 어려운 점이 있으나 후보자의 결심과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가능성도 보인다. 특히 정당후보가 아닌 안철수원장의 경우 안성맞춤이지 않겠는가.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을 포함하여 특정 정당이나 세력에 기대지 않아야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면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마저 버릴 수는 없다는 점이다. 후보자의 가치와 비전, 정책을 공유하는 세력이 만들어져야 선거를 치룰 수 있고 국정도 운영할 수 있지 않겠는가.

 

사실 진영논리와 관련해서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지금의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경우 가치와 비전, 정책으로 정당정치를 하거나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정당정치의 위기는 여기서 비롯되었다. 정략과 파벌정치, 야합과 밀실정치, 이권에 눈먼 부실과 부정부패는 물론 소통과 타협 없는 일방적 밀어붙이기와 철새처럼 이러저리 줄서며 옮겨 다니는, 사욕에 눈먼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제대로 된 논리와 토론이 있을 리 없다. 그러다보니 보수나 진보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한데다 극과 극이 이리저리 휘 젖고 다니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진영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일이다. 이런 낡은 판을 걷어내고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안철수현상’에 따른 정치과제다.

 

정당정치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된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정개개편을 말하기도 하는데 사실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대선이후 국정은 시민연합정부를 통해 이루어지고 정치권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정계개편을 맞이하는 상황으로 가야 한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지명도 있는 몇몇 인사들에 의해 주도되고 갖춰지는 것이라면 이 또한 과거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이란 물론 정당이 될 것이고 공익적 가치와 헌신에 무게를 둔 정치인들이 중심이 되어 가치와 비전에 따른 정당과 정치를 선보이는 것이다.  이 또한 역사의 필연이고 시대적 소명이지 않겠는가.

 

 국민의 기대와 열망은 시민의 정치참여라는 시대정신을 바탕에 두고 있다. 제대로 된 정당정치를 이룬 나라들도 시민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열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의 경우 정당정치의 재편에 머무르는 정계개편은 부족하고 한계가 뚜렷하다.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이미 시민의 참여가 구체화되고 있다.

 

IT로 대표되는 일인 미디어시대니,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과 같은 경제영역에서의 새로운 바람도 그렇다. 지역과 마을에서 일고 있는 주민참여형 공동체운동도 그렇고 행정과 함께하는 민관 협력사업도 상당수준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지역과 사회의 주요 이슈에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구체화되고 폭을 넓혀가고 있음이다. 이 많은 노력에도 무언가 부족하고 한계가 있음을 자각한 국민의 요구가 정치에 대한 변화바람으로 나타나고 ‘안철수현상’으로 표현된 것이다. 때문에 시민참여 없는 대선이나 정치는 또 다른 실망에 다름 아니다.

 

삶의 현장을 찾으며 소통에 나서고 있는 안철수원장의 행보와 움직임이 대선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도 했다. 선거는 시작이고 과정일 뿐이다.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씨앗을 키우고 내용을 다지는 계기가 되어 새로운 정치의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 되풀이 되지 않는 역사를 위해.

 

- 이글은 안철수 시리즈중 네 번째입니다.

 

 

글 이영훈(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좋은정치시민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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